한갑원 축산환경관리원 산업기반부 부장·경제학박사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월 ‘2027년 농산업 수출 230억달러 목표’를 수립했다. 이를 위해 제시된 여러 정책 방향 중 필자는 농식품 전후방사업의 수출 산업화로 외연 확대에 따른 농자재 분야를 눈여겨보고 있다.

가축 사육두수는 매년 늘고 있다. 사육두수와 동반해 증가하는 가축분뇨 처리 문제도 고민해야 할 때다. 일부 축산농가의 가축분뇨 부적정 처리로 인해 환경오염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축분뇨는 적정 처리해 퇴비로 만들어 비료로 사용하면 작물 생산량 증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국내에서 자급하고 남은 가축분 퇴비를 수출하면 우리 경제와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가축분 퇴비 수출을 활성화하면 자원 재활용을 촉진하게 돼 환경오염원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킬 수 있다. 또 수출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 농업인에게 경제적인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그리고 국제적인 협력과 교류를 촉진하는 촉매제 역할로 다른 국가와의 농업 분야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할 수 있다.

이런 현실을 알고 있는 가축사육 선진국인 미국, 네덜란드, 일본 등은 매년 11억달러 이상(540만t 이상)을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몇 개 업체만이 890만달러(38만 4000t) 정도 수출한다. 아직 국내 퇴비 수출을 위한 기반은 매우 부족하기 때문이다.

가축분 퇴비 수출 활성화 등을 위해서는 첫째, 가축분 퇴비 수출·입을 관리하는 전문기관이 필요하다. 국내에는 수출을 담당하는 전문기관이 있지만 아직 첫걸음을 시작하고 있다. 이 기관에 예산·인력 증원을 통해 가축분 퇴비의 인증 체계를 마련하고, 수출 관련 전담 협의체를 구성해 컨트롤 타워 역할 수행과 구체적 관리체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기준과 관리체계를 갖고 가축분 퇴비 생산시설에 대한 정기 평가를 시행하면 수입국의 신뢰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둘째, 수출을 장려할 수 있는 정책 지원과 수출 관련 매뉴얼, 사례집 등 정보를 제공해 수요가 높은 국가들을 타겟으로 삼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이는 국내 수출을 하고자 하는 기업에게 수출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국내외 가축분 퇴비 수출입 관련 정책·현황·통계, 국내 가축분 퇴비 생산량 정보 등의 관리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런 시스템 구축과 제도 개선이 이뤄진다면 경제적 가치 창출과 환경문제 완화, 국내 축산업의 경쟁력을 한 번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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