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 일으키는 납·카드뮴 다량 검출
실외매트 사용시 가이드라인 부재

충남 예산 A 중학교 인조잔디. 사진=김지현 기자
충남 예산 A 중학교 인조잔디. 사진=김지현 기자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천안은 물론 충남지역 일선 초·중·고등학교들이 납과 카드뮴 등 유해물질이 다량으로 검출된 바닥매트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 검사를 통과한 제품인지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인터넷 등을 통해 구매한 탓인데 학생 건강을 위해서라도 적절한 구매 지침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시험성적서에 따르면 시중에서 판매 중인 물결매트에서 납(Pb) 성분이 649㎎/㎏, 카드뮴(Cd)이 259㎎/㎏ 검출됐다.

또 다른 제품인 부직포매트와 에코매트 등에서도 납이 각각 40㎎/㎏, 7㎎/㎏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외 매트들에 대한 유해성 검사는 올해 3월 아산에 소재한 한 업체의 의뢰로 이뤄진 것이다.

국제암연구소에 따르면 납과 카드뮴은 각각 ‘인체 발암 가능 물질 분류’과 ‘인체 발암성이 확인된 물질’로 분류되고 있다. 납의 경우는 2000년대에 들어 중국제 장난감에 의한 소아 납중독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면서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일반 소비자제품(가정용, 어린이용품 등)에 사용하는 것을 규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제품들이 일선 학교의 입구 등에 무분별하게 설치된 이유는 실외 매트 사용과 관련한 교육청 차원의 안내나 지침 등이 없기 때문이다. 각 학교에서는 인터넷이나 일반 매장 등에서 중국산 매트를 손쉽게 구매해 설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매트는 비나 눈이 올 경우 학생들이 미끌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도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가기술표준원은 미끄럼방지 매트 1㎏ 기준 1g 이하의 가소제가 검출돼야 기준에 적합하다는 기준을 마련해 놓고 있다. 학생들의 건강 보장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라도 교육당국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해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 현관 등에 사용하는 매트들은 학교의 판단에 따라 구입해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실외 매트에 유해물질이 포함된 사실을 알지 못했다. 관련 내용을 파악해 구매 사용 요령 등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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