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세종시교육감

▲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휠체어를 타고 하는 농구 경기를 보면 장애 극복의 의지를 느낄 수 있다. 휠체어 육상도 마찬가지다. 휠체어를 밀고 가는 가족여행은 아름다운 동행이다.

휠체어는 장애인들이 이동하는데 중요한 수단이고, 휠체어 그네는 장애어린이들이 놀이터로 나올 수 있는 동기 부여이기도 하다. 장애어린이의 놀 권리는 놀이를 통한 관계의 나눔과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놀이 이상의 교육적 가치가 있다.

지난 2016년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씨가 세종시의 특수학교에 휠체어 그네를 기증한 적이 있다. 하지만 휠체어 그네는 안타깝게도 안전기준이 없다는 이유로 방치되다가 폐기 처분됐다. 이에 세종교육의 책임자로서 잘못을 통감해 기부자인 조수미 씨에게 공식 사과를 했다. 폐기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는 것도 문제일 뿐만 아니라, 기부자와 상의없이 철거됐다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점이었다.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저의 사과를 접한 조수미 씨는 고맙게도 휠체어 그네의 제도개선에 뜻을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이와 관련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휠체어 그네 안전 기준안을 만들어 재행정예고를 했다.

안전 기준안을 보면 휠체어 그네를 이용하는 장애 어린이의 안전확보와 함께 비장애 어린이의 오용 사고 방지를 위해 그네를 고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휠체어 그네와 지면 사이에 적정한 간격을 확보해 끼임 사고를 방지할 것도 안전기준에 포함시켰다.

어린이 놀이기구 관리체계의 한 축인 행정안전부도 안전 인증을 받은 휠체어 그네의 설치와 관리를 위해 ‘어린이 놀이시설의 시설기준 및 기술기준’ 개정을 진행하는 중이다.

이제 휠체어 그네 설치의 법적 근거 마련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휠체어 그네의 파장은 각계의 관심을 불러왔고 장애아이들의 놀 권리와 안전문제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들었다.

잘못에 대한 사과와 적극적인 교육행정 추진, 당국의 안전기준 마련 과정에서 통합놀이터 조성의 확대까지 논의가 커지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고 놀 수 있는 무장애통합놀이터 조성은 교육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조수미 씨가 국내 공연을 할 때쯤 직접 만나 지금까지의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려고 한다. 그것은 아름다운 기부가 던진 값진 의미를 널리 알리는 것은 물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우리 사회의 똑같은 구성원이라는 점을 강조한 기부자의 진정성에 대한 화답이자 예의이기 때문이다.

휠체어 그네를 타고 하늘을 나는 아이들의 웃음이 무장애통합놀이터에 가득 퍼질 때까지 우리의 노력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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