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조 대전 동구청장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2월 15일(한국시간) 악셀 팀머만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 연구팀이 연구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된 자료에 따르면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놓치면 2150년 남·북극 빙상이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녹아 사라지고, 해수면이 1.4m 이상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 세계 10억 명의 인구가 해발 10m 아래의 저지대에 사는 만큼, 해수면 상승은 세계적 재난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제 탄소중립의 문제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절박한 생존의 문제인 것이다.

우리 동구도 지난해 말부터 ‘탄소중립 날갯짓’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공직자들부터 시작한 직장 내 탄소중립 실천 사례가 작은 날갯짓이 되어 관내 기관·단체가 모두 참여하는 선순환 모델이 되도록 변화를 선호하고자 하는 취지이다.

지난해 12월 청사 내 직장 어린이집 원아까지도 함께 참여한 다짐대회를 시작으로 종이 없는 회의 및 보고, 일회용 종이컵 퇴출 등 총 9개 추진과제를 설정하고 개인별 실천 상황을 자체 게시판을 통해 올려 전 직원이 공유하고 있다.

동구 공무원노동조합에서도 ‘탄소중립 날갯짓’ 운동에 힘을 보태고자 내부 게시판에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 잔반 남기지 않기 등 탄소중립 실천 사례를 많이 올린 직원 10명에게 매월 커피쿠폰을 제공하고, 전 직원에게 종이컵 사용을 줄이자는 의미로 텀블러를 지급했다. 주민들의 생활 속 탄소중립 실천 동참을 위해 직원들이 직접 제작하고 출연까지 한 ‘재벌집 막내아들’과 ‘전국친환경자랑’의 패러디 영상을 동구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재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또, 환경의 날을 맞이해 동구청사 계단을 활용해 1층부터 12층까지 걸어서 완주하는 수직 마라톤 ‘O2런’을 6월 1일 개최했다.

이러한 공직자들부터 시작한 탄소중립 날갯짓의 최종 목표는 결국 구민들의 탄소중립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있다. 그리고 벌써부터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동구어린이집연합회에서는 탄소중립 공감대 형성과 친환경적 문화 확산에 동참해 릴레이로 어린이집 영유아와 부모, 교직원과 함께하는 생활 속 탄소중립 실천 체험 및 캠페인을 3월부터 월 1회 진행하고 있다. 필자도 탄소중립 문화 확산에 동참하고자 일회용품 제로 릴레이 캠페인에 참여하는 등 일상 속 탄소중립 실천 분위기가 지역을 넘어, 공공에서 민간으로 퍼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탄소중립 생활 속 실천은 화려한 구호만으로는 확산되기 쉽지 않다. 개개인의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달성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인식의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 시작은 구청 내부의 작은 운동에 불과하지만 빠른 시간 내에 동구 전역을 넘어 대전 시민 모두가 취지를 공감하고 탄소중립 생활 속 운동에 동참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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