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곤 ETRI 클라우드기반SW연구실 선임연구원

최근 챗GPT(ChatGPT)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ChatGPT를 활용한 프로그래밍, 프레젠테이션 제작, 기술 개념 요약 등 다양한 활용 사례들이 소통 채널에 앞다투어 공유되고 있다. ChatGPT에게 질문하면 생각보다 그럴듯한 답을 알려주고, 추가 질문을 통해서 답을 개선해 나갈 수도 있다. 이러한 소통의 요소가 ChatGPT라는 인공지능에 더해졌기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아닐까 짐작한다.

필자가 ChatGPT를 처음 접했을 때는 "ChatGPT가 학습하려면 얼마나 엄청난 컴퓨팅 파워가 필요할까?"라는 호기심 어린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도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스탠퍼드 대학의 협력 연구 논문 덕분에 호기심에 대한 답은 생각보다 빨리 찾을 수 있었다.

논문에는 당시 최고 성능의 GPU(V100 NVIDIA) 1개로 1750억개 매개변수에 달하는 ChatGPT-3를 학습하려면 약 288년이 필요하다고 나타나 있었다.

논문에서 언급한 ‘비현실적으로 긴 훈련 시간’이라는 문구 또한 필자의 마음에 와닿는 대목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288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도 ChatGPT에게 바로 답을 얻을 수 있다.

어떻게 이런 것이 가능할까?

그동안 많은 발전을 이룬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ChatGPT라는 브레인에 매우 강력한 심장이 돼 주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ETRI 클라우드기반SW연구실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의 연구개발에 일조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그동안 인공지능, 제조,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 무한한 수준의 컴퓨팅 파워를 제공해 오면서 명실공히 다양한 분야의 기반 기술로 자리매김해왔다.

이제는 클라우드에서 솔루션을 개발, 테스트, 배치, 서비스하는 것이 낯설지 않으며, 클라우드 활용 시 민첩한 비즈니스 전환 및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되면서 기존 구축형SW의 서비스형SW(SaaS) 전환이 가속화되는 추세를 보인다.

또한, 하나의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여러 클라우드의 각기 다른 특장점을 선택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멀티클라우드 운용·관리 기술 시장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클라우드의 활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거대 인공지능을 학습하는 등의 전례 없는 규모의 작업부하(Workload)가 클라우드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안정성 이슈가 종종 보고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많은 요청이 쇄도해 ChatGPT가 답을 주지 못하는 경우를 마주하고 클라우드 장애로 인한 서비스 이용 불가 사례도 종종 경험한다. 이는 누군가에게 단순히 큰 문제로 여겨질지도 모르지만, 한편으로는 문제를 보완해 클라우드 기술을 더욱 고도화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필자는 조심스럽게 지금이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무한하고 다채로운 컴퓨팅을 향한 재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더욱더 무한한 컴퓨팅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관리 및 제공하고, 계속해서 다채로워질 소프트웨어 작업부하를 처리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 필요한 때인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필자는 거대한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다양한 서비스가 상호운용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더욱 매진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소망이 있다면 국내 클라우드가 더욱 힘을 낼 수 있도록 국민여러분의 클라우드에 대한 ‘애정’과 ‘활용’이라는 날개를 달아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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