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한유영 기자] 1인 가구의 자유로운 삶을 포기하기로 했다.

당당하게 선언한 독립은 전셋집 계약 만료 기간이 다가오면서 막을 내렸다. 고물가와 고금리를 당해낼 재간은 없었다.

치솟은 물가와 주거비 등 경제적 이유로 다시 ‘캥거루족’으로 돌아가는 청년층의 현실은 최근 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최근 공개된 국무조정실 ‘청년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9~34세 청년 10명 중 6명은 부모와 동거하는 ‘캥거루족’이다. 캥거루족 중에서도 67.7%는 ‘독립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는데, 가장 큰 이유가 생활비 절약(56.6%)이었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3%대로 둔화됐지만 고물가와 불경기 체감은 여전히 높다. 외식과 개인서비스 등 서민들의 삶과 직결된 물가는 떨어지지 않고 있어서다.

‘2023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해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었다.

올해 1월까지도 5%대를 이어오다 2~3월 4%대, 지난달 3%대로 둔화했다. 하지만 개인서비스는 6.1% 올라 지난 3월 5.8%보다 상승폭이 확대됐고 외식도 7.6% 상승해 전월(7.4%)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개인서비스 요금과 외식비는 인건비, 자재비, 임대료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쉽게 내림세로 전환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불경기 서민들의 고통은 모두 큰 상황이지만 청년층의 부담은 더욱 크다. 지난해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해 산출한 ‘경제고통지수’만 봐도 모든 연령대 중 청년층의 고통지수가 가장 높았다.

청년들은 고물가 시대를 버텨내는 방법으로 본가로 다시 들어가거나 적금을 중도에 해지하고, 내 집 마련을 위한 주택청약저축 등을 포기하고 있다. 이에 따른 청년층의 양극화 문제도 심화되는 추세다.

다시 캥거루족으로 돌아가는 일명 ‘리터루족(리턴+캥거루족)’은 부모와 계속 한 집에서 살아온 캥거루족과는 다르다. 사회에서 주체적인 역할을 해나가기 위한 숨 고르기가 될 수 있도록 청년 주거난 해결 등 제도와 정책 차원에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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