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과학연구원
측정표준 확립 통한 과학기술 발전의 토대 제공
물질 내부 온도분포 정확히 측정하는 기술 개발
치료기기 안전성 보다 정확히 평가할 수 있게 돼
피부 부착 전자패치로 심전도·체온 24시 모니터링
신생아 대사이상질환 검사에 쓰이는 CRM 개발
DNA 손상조각 분해시키는 단백질 발견… 증명 성공
국민의 건강한 삶 지키기 위한 연구개발 노력할 것

[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1975년 설립 이래 국가측정표준 대표기관으로서 측정표준 확립을 통한 과학기술 발전의 토대를 제공해왔으며 양자, 우주기술, AI와 같은 미래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첨단 측정기술 개발을 통한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초음파 치료기기부터 신생아 검사까지 의료·바이오 분야에서 다양한 측정표준 및 측정과학기술 연구를 통해 국민 건강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초음파 치료기기 안전성, 정확하게 평가

KRISS는 최근 초음파를 이용한 치료기기의 성능평가를 위한 물질 내부 온도분포 정밀측정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집속 초음파 치료기기의 안전성을 보다 정확히 평가할 수 있게 돼 치료효과 증대 및 부작용 저감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초음파의 진행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물질 내부의 온도분포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박막형 온도센서 어레이 기술로서 KRISS 의료측정팀, 초음파표준팀, 열역학온도팀 연구진이 협력해 개발했다.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온도분포를 정밀측정하고 제어할 수 있어 초음파 치료기기의 적용대상 질환이 확대되고, 국내 초음파 의료기기 제조업체의 국제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측정팀 도일 책임연구원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료기기 사용을 통해 의료서비스에 대한 국민 만족도가 향상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한 의료기기 성능 및 안전성 평가기술 개발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 연구진이 초음파 치료기기 성능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피부 부착 전자패치로 심전도·체온 24시 모니터링

지난해 KRISS 김민석 역학표준그룹장 연구팀은 성균관대와 협력해 피부에 부착해 생체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의료용 실리콘 전자패치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기술의 핵심성과는 화학 접착제 없이도 피부 접착력이 우수한 실리콘 전자패치와 탄소나노섬유 기반의 신축성 전극이다.

심전도, 체온 등 생체신호를 24시간 상시 모니터링할 수 있어 의료용 웨어러블 기기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의료용 웨어러블 기기는 인구 고령화와 심혈관질환의 증가, 비대면 원격의료 확대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심근경색, 협심증, 부정맥 등의 심혈관질환은 전조증상을 환자가 인지하지 못해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 웨어러블 기기 등을 이용해 생체신호를 상시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의료용 전자패치 시장은 외산 제품이 점유하고 있고, 그마저도 성능 면에서 폭넓은 활용이 어렵다.

KRISS의 이번 성과는 원격진료 및 진단에 기여할 수 있어 국내 웨어러블 의료기기 산업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탄소나노섬유 전극이 삽입돼 신축성이 뛰어난 실리콘 전자패치

◆신생아 검사에 쓰이는 건조혈반 인증표준물질 개발

출생 후 7일 이내 받는 신생아 선천성 대사이상질환 검사는 조기 치료하지 못하면 발달 및 기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갑상선기능저하증, 페닐케톤뇨증, 단풍당뇨증 등의 고위험군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검사다.

매년 1000명 중 1명 정도가 선천성 대사이상으로 진단된다.

KRISS는 지난해 이 신생아 검사에 쓰이는 건조혈반(DBS)의 측정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인증표준물질(CRM)을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CRM은 신생아 선천성 대사이상질환 검사의 지표인 아미노산, 포도당, 갈락토오스, 아실카르니틴 등을 대상으로 8개 인증값과 10개 기준값을 제공한다.

이를 활용하면 DBS 내 대상물질들의 양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그동안 DBS는 정확한 채혈량을 파악하기 위한 기준값이 없어 진단용 시료로서 신뢰도를 갖추기 어려웠다. DBS 형태로 CRM을 개발한 사례는 이번이 최초다.

KRISS 정지선 책임연구원은 "팬데믹 상황에서 원격의료와 홈 샘플링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면서 미량의 혈액을 손쉽게 채혈, 운반할 수 있는 DBS가 주목받고 있다"며 "이번 연구로 DBS의 측정 신뢰성을 높일 발판이 마련됨에 따라 향후 DBS가 선별검사뿐 아니라 진단에도 유효한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 DBS 형태의 대사체 분석용 CRM

◆손상된 DNA 조각의 체내 분해요인 발견

KRISS 바이오분석표준그룹은 체내에서 DNA 손상조각을 분해시키는 단백질을 발견하고 이를 시험관에서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DNA 조각들은 적절히 조절되지 않을 시 노화와 질병의 원인이 되고, 특히 암세포 내에서 항암치료에 내성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성과는 KRISS에서 자체 개발한 세계 최고 수준의 극미량 DNA 손상조각 측정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KRISS는 2015년 세계 최초로 각종 발암물질로 인해 발생하는 DNA 손상조각 검출에 성공한 데 이어 해당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현재는 DNA 손상 후 3분 이내에 발생하는 DNA 손상조각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또한 검출에 필요한 시료의 양도 이전 대비 약 10분의 1로 줄여, 10 피코그램 수준의 극히 적은 시료로도 분석 가능하다. DNA 손상조각의 분해 메커니즘을 밝힌 이번 연구성과는 항암치료 연구에 유용한 정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KRISS는 앞으로도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서 국민의 건강한 삶을 지키기 위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본 기사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