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핵융합에너지 실현 위한 난제 해결 주도
KSTAR 초고온 플라즈마 1.5초 유지 성공
운전성과 분석 논문 네이처에도 게재돼
2026년까지 300초 연속 운전 성공 목표
핵융합 연구 무게추 실험서 실증으로 이동
연구원, 핵융합에너지 실증 준비 본격 착수

[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핵융합에너지는 연료가 풍부하고 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며, 안전하고 안정적인 대용량 전력 공급이 가능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주요국은 탄소중립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고 에너지 패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대안으로 핵융합에너지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소개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우리나라 유일의 핵융합에너지 전문 연구기관으로 핵융합에너지 연구개발을 통해 우리나라의 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으로부터 27년 전인 1995년에 국가핵융합연구개발기본계획을 수립한 이후 이듬해인 1996년 핵융합(연)의 모태가 되는 ‘핵융합연구개발사업단’이 출범하며 본격적으로 핵융합 연구를 시작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핵융합 연구를 해왔던 여타 국가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핵융합 연구의 후발주자였다. 하지만 2007년 완공한 한국형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로 우리나라의 위상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KSTAR 건설을 계획하던 당시 핵융합 선진국들도 선뜻 시도하지 못했던 나이오븀-주석 합금으로 만들어진 초전도자석을 사용해 핵융합 장치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대부분의 나라들은 우려를 표시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성공적으로 나이오븀-주석 합금 소재의 초전도자석 개발에 성공했으며 2007년 완공 후 이듬해 첫 실험에서 즉시 플라즈마 발생에 성공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한국형 핵융합 연구로‘KSTAR’

핵융합연은 2008년 첫 실험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한 해도 빠짐없이 KSTAR 캠페인을 진행해 오며 핵융합에너지 실현을 위한 다양한 난제 해결을 주도하고 있다. 이제 KSTAR는 핵융합 연구자가 그리는 실험을 가장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최고의 장치로서 우리나라를 넘어 국제 공동실험장치로 역할을 확대해 왔다. 초고온 플라즈마 1억도 장시간 운전 성과는 KSTAR의 우수성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성과이다. 핵융합의 연료를 플라즈마 상태로 만들어 1억도 이상의 초고온 상태에서 장시간 유지하는 기술은 핵융합에너지 실현을 위한 핵심 과제이다. 태양에서는 초고온·고밀도 환경 때문에 수소 원자가 이온과 전자로 분리된 플라즈마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핵융합 반응이 일어난다. 하지만 태양과 환경이 다른 지구에서는 태양과 유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무려 1억도 이상으로 플라즈마를 가열해 유지해야 한다. KSTAR는 2018년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최초로 이온온도 기준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를 1.5초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해마다 기록 경신을 통해 2021년 30초 세계 최장 기록을 달성했다. 또한 2022년에는 KSTAR의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 장시간 운전성과를 분석한 연구 논문이 저명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에도 게재돼 성과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KSTAR의 최종 목표는 2026년까지 초고온 플라즈마 300초 연속 운전에 성공하는 것이다. 사람의 시간으로 보면 수십초의 시간은 매우 짧지만 1초의 천분의 일인 밀리세컨드의 차이에서도 결과가 달라지는 플라즈마를 제어하는 관점에서 수 십초는 매우 긴 시간이다. 따라서 300초 동안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운전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다면 24시간 플라즈마를 운전하는 것도 가능하리라 기대된다. 이처럼 장시간 플라즈마 운전을 위해 KSTAR는 지난해부터 장치 내벽 업그레이드 작업에 착수했다. 플라즈마가 발생하는 진공용기 내부의 하부 벽면에 설치되는 대면재의 일종으로 플라즈마의 강한 열속에 노출되는 디버터 장치를 기존의 탄소 소재에서 열에 강한 텅스텐 소재로 교체하는 작업이다. 초고온 플라즈마 300초 이상 운전 환경을 조성하고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와 유사한 구조 및 사양을 갖춰 ITER에 적용 가능한 운전기술 개발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11월에는 업그레이드가 마무리 된 KSTAR 환경에서 플라즈마 실험이 다시 시작될 예정이다.

 

◆핵융합 실증로 설계

핵융합연은 KSTAR 운영 및 ITER 사업 대응과 더불어 핵융합 실증로 설계 및 실증로 건설을 위한 공백 기술 확보에도 앞장설 예정이다. 핵융합 기술 확보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핵융합에너지는 자원이 아닌 기술 기반의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ITER의 건설과 운영까지는 협력과 공유를 통해 진행된다면 ITER의 운영을 통해 핵융합에너지의 대용량 발전 가능성이 과학기술적으로 증명된 순간 치열한 핵융합 기술 경쟁의 시대에 돌입하는 변곡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미 전 세계 핵융합 연구의 무게추는 핵융합 실험에서 핵융합 실증으로 이동하고 있다. ITER 참여국을 중심으로 40~50년대 핵융합 전력생산을 목표로 실증로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설계 및 R&D가 시작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2월 핵융합 전력생산 실증로 기본 개념을 확정하고 단계적 설계와 로드맵 마련 등 본격적인 핵융합에너지 실증 준비에 착수했다.

이에 핵융합(연)은 핵융합 전문 연구기관으로서 핵융합에너지 실현을 위한 기관의 장기 비전 수립 필요성에 따라 지난 3월 비전선포식을 개최하고 ‘인공태양으로 세상을 밝히는 KFE’라는 비전을 공식적으로 선포했다. 이 비전은 사람과 환경, 도전과 도약, 융합과 공유라는 3가지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핵융합에너지로 에너지 자립 실현, 플라즈마 기술에 의한 삶의 질 향상, 함께하는 연구개발 환경 구현이라는 3가지 발전 방향과 이를 위한 9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핵융합에너지로 세상을 밝히겠다는 핵융합연의 다짐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핵융합 실증 연구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될 예정이다. 핵융합 연구는 어느 누구도 가보지 못했던 핵융합에너지 실현이라는 목표를 향해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는 인류 최초의 도전이다. 핵융합연은 KSTAR의 건설과 운영을 통해 쌓아 온 기술과 노하우, ITER 사업의 주도적 참여 성과를 바탕으로 실증 단계에서도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주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본 기사는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의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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