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호 청주시 상당구 과표팀장

신상호 청주시 상당구 과표팀장
신상호 청주시 상당구 과표팀장

오래된 영화 중 다이하드가 떠오른다. 유명한 액션배우가 주인공으로 끝까지 테러범에 맞서 싸워 승리하는 한 경찰관을 그린 액션 영화였다.

온갖 어려움에도 끈질기게 버텨내고 가족도 지키고 시민도 지켜내며 승리하는 내용을 기록한 영화로 기억된다.

힘들고 지치게 만드는 사회, 그럼에도 쉴 시간을 넉넉히 주지 않는 사회, 급변하는 역동성으로 정말 즐거워하지도 못하고 또한 정말 슬퍼하지도 못한 채 발산하지 못한 응어리들은 화병이라는 한국인 특유의 질병으로 번져있는 것이 사실인 것 같다.

세대 간 갈등, 젠더 간 갈등. 참 아이러니하게 갈등을 붙여서 만들 수 없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갈등과 어려움은 쉬운 말로 극복해 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것은 말하기 좋은 미사여구(美辭麗句)인 거라고 느끼는 것은 나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엔 참 우리를 지치게 하는 것들이 많다는 사실에 고충이 있지 않을까.

지쳐가는 몸과 마음을 그러지 말라며 다독거리며 견딜 수 있도록 해주는 것 리에게 필요한 것. 그것은 버티는 것. ‘다이하드’가 필요하지 않을까.

세상은 한층 더 사람 간 무미건조한 말만 난무하고 껄끄러움이 팽배해가고 있는 이 세대에 우리 모두 견디고 버티는데 필요한 것은 개인주의가 아니라 ‘내 집 앞 앞집은 어떠한지, 윗집 아파트의 어르신이 요즘 어떠신지’하는 관심의 표현이지 않을까.

종종 들리는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인한 여러 참변들은 행정기관에만 넘기고 더 잘해야 되지 않느냐며 하는 외침 속엔 진정한 해결책은 찾지 않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촘촘하며 여러 겹의 사회복지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데는 모두 다 의견을 같이 하지만 막상 ‘복지망 구축은 행정기관의 몫이다. 전문가들이 고민할 내용이고 일부분의 사람들이 해결할 거야’라고 전제하며 멀어진 현대의 사회 속에 차가운 냉랭함만 가득한 것이 사실이다.

어느 심리학자는 우리나라는 관계주의적인 사회라고 이야기한다. 서로의 관계에 민감하고 관계의 단절을 못 견뎌하며 관계의 수립과 관계 속에서 주고받는 ‘정’과 같은 것들 속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한다고 한다.

서로의 안부를 묻는 관계가 정상화되고 촘촘한 관심으로 튼튼히 엮인 사회는 누구 하나만의 역할로 이루어질 수 없는 복지망의 일부분들은 우리사회 전체의 관심으로 튼튼하게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 함께 사는 사회, 어려움을 잘 버텨나가는 사회 이런 사회를 함께 만들고 가꾸어 나가는 것에 우리 모두가 주인이 되는 사회가 되어 영화처럼 극적이진 않지만 승리하는 결실을 맺어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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