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용 청주시 서원구 사직2동장

지난 9일 새벽 시골에 사는 큰형으로부터 뜻밖의 소식을 접하게 됐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임종을 지켜보기 위해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하고 허겁지겁 달려갔지만 끝내 임종은 지켜드리지 못했다. 마지막 가시는 길이라도 외롭고 쓸쓸하지 않게 보내 드리려 했는데 어머니와 함께하지 못했다.

어머니는 남녀노소, 동서고금 할 것 없이 모든 이에게 그리움과 지극한 사랑의 대상이다. 세상 어느 어머니도 마찬가지겠지만 어머니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사랑과 희생이다. 자녀들의 눈에 아른거리는 그래서 한시도 떠날 수 없고 잊을 수 없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벌써 일주일이 다가오고 있다. 어머니가 없다는 것이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손 내밀면 항상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았던 커다란 나무 하나가 뽑힌 것처럼 허전하다. 힘들 때 달려가서 안고 싶은 어머니가 없다는 생각에 혼자되어 버린 것 같은 외로움이 몰려온다. 하루하루 문득문득 느껴지는 어머니의 빈자리가 너무 크게 다가온다. 이젠 진짜 어머니가 없고 정말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셨다는 것이 느껴질 때면 너무도 보고 싶어 참을 수가 없다. 삼우제를 지낸 오늘 유난히 어머니가 보고 싶다. 무척 그립다. 곁에 계시면 어머니 품에 기대어 잠들고 싶고 단 한 번이라도 어머니 손을 잡아보고 싶은데 어머니는 없다.

자꾸만 살아계실 때 잘해 드리지 못하고 따뜻하게 해드리지 못해 가슴이 아프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무언가 한쪽 가슴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허전하다. 우리 어머니는 구십 평생을 농사일만 하셨다. 손가락이 비틀어지도록 5남매를 키우셨다. 나는 조금만 힘들어도 칭얼대면서 농사일을 대충 도와드렸다. 그 쉬운 집안일조차도 도와드리지 못한 것이 내내 후회된다.

어머니는 빵이나 과일같이 먹을 것을 사 와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사 오셨고 심지어 반찬까지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마련해 주시곤 했다. 어머니가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절대로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어머니는 관심과 사랑으로 보살핀 것인데 어머니에 대한 나의 사랑은 그저 표면적인 것이 아니었나 의심이 들 만큼 이기적이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상살이 고달픔을 몸으로 느끼게 되니 어머니의 고생이 얼마나 힘드셨을지를 짐작이나마 하게 된다. 이젠 어머니에게 살갑게 대하고 자주 찾아뵈면서 말동무도 해드리고 곁에서 힘을 줄 수 있는 아들이 돼야겠다고 했는데 어머니는 하늘나라로 떠나셨다. 살아계실 때 사랑한다는 말조차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언젠가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끝내 못했다.

돌아가신 어머니께 이제라도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을 글로나마 해봅니다. 어머니의 아들로 태어나게 해 주셔서 너무너무 고맙고 어머니와 오십구년이란 시간을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어머니 다음 생애도 어머니의 아들로 태어날 수 있다면 그땐 지금 보다 더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겠습니다. 어머니는 평생 제 가슴에 살아 계시고, 나의 일부이자 내가 살아가는 삶의 전부였습니다.

어머니 보고 싶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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