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논산계룡금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22일 전체회의를 열고 전원위원회에 올릴 세 가지 선거제도 개편안을 담은 결의안을 의결했다. 1안은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와 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2안은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와 전국·병립형 비례대표제, 3안은 소선거구제와 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제다. 그동안 여러 토론회에서 논의됐던 선거제 개혁의 방향이 두루 담겨 있어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본다.

다만, 선거제도 용어 자체가 어렵고 규정도 복잡하다 보니, 개편안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토론과 공론화가 이뤄져야 하는 데 이게 쉽지가 않다. 국회의원들과 국민의 공론 활성화를 위해서는 그동안 선거제도에 대해 많이 연구해왔던 의원들과 전문가, 그리고 언론이 이해를 돕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선거제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한 명을 뽑느냐, 여러 명을 뽑느냐가 핵심 기준이다. 한 명을 뽑는 선거제도는 어떤 사람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판단 아래 직접 뽑기 때문에 대표성이 높고, 책임성이 분명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1등만 뽑기 때문에 남성, 장년층, 고학력, 좋은 경력 등을 갖춘 후보가 당선될 확률이 높아, 다양한 민심을 반영하기 어렵다. 국민은 다양하다. 국회는 국민을 닮아야 신뢰받을 수 있다. 지금의 1등 대표제로는 동종교배 국회의 악순환이 불가피하다.

유럽은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 100년 전, 한 명만 뽑다가 여러 명을 뽑는 선거제도로 바꿨다. 여러 명을 뽑게 되면 여성, 청년, 기업가, 노동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의회에 들어갈 확률이 높아진다. 국민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데 더 효과적이다. 여러 명을 뽑는 방식으로 중대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가 있고, 그 안에서 당선자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각 정당에서 후보 순위를 정해 국민이 정당을 선택하게 하거나, 순위 없이 여러 후보 가운데 국민이 직접 선택하도록 하는 등의 방식이 있는 거다. 

선거제 개혁의 핵심은 1등 한 명만 뽑지 말고, 여러 명을 뽑아서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는 국회를 만드는 데 있다. 독일은 한 명을 뽑는 선거제도와 여러 명을 뽑는 선거제도를 적절하게 혼합한 형태를 채택하고 있다. 이 독일식 모델이 현재 의원들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국회는 30일 본회의에서 선거제 개편안 논의를 위한 전원위원회를 구성하고, 단일한 수정안을 만들기 위한 여야 의견 수렴에 매진할 예정이다. 다양성 국회, 일하는 국회로 거듭나기 위한 선거제 개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여야 의원 모두 기득권을 과감하게 내려놓고 전원위에 적극 참여해주길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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