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직장암 아무런 증상 없어 위험
변에 피 섞이거나 가늘어지면 의심
변 참기 힘들거나 후증 동반하기도
최근 항문 보존 치료법 고안… 상담必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50대 직장인 A 씨는 두 달 전부터 아침에 대변을 본 뒤에도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변을 보고 싶은 기분이 자꾸 들어 하루에도 여러 차례 화장실을 들락날락했다. 하지만 막상 화장실에 가면 변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잦아졌다. 이를 지켜보던 아내의 권유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A 씨는 의료진으로부터 직장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항문 바로 윗 부위 ‘직장’

대장은 크게 결장과 직장으로 구분되고 이중 직장은 대장의 마지막 부분이다. 직장은 길이가 12~15㎝ 정도인 파이프 모양의 관으로 항문과 바로 연결된다. 직장은 평상시에는 비어있는데 하행결장이 변으로 가득 차 대변이 직장으로 들어가면 변의를 일으키고 일시적으로 변을 저장하게 된다.

◆암을 치질로 오인할 수 있어

초기 직장암의 경우에는 아무런 증상도 나타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변과 변이 가늘어지는 증상이 암이 자라면서 흔하게 나타나게 되고, 식욕부진과 체중감소를 동반할 수 있다.

대변보는 습관의 변화로 변을 참기가 힘들거나 변을 본 다음에도 다시 보고 싶어지는 후증도 동반될 수 있고, 보다 진행된 경우에는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외에도 직장 주변의 방광, 여성의 경우 질 주변 신경으로 전이돼 아랫배의 통증이나 질 출혈도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증상만으로는 치질이나 다른 양성 질환과는 구별이 어려워 반드시 전문가의 진료가 필요하다.

◆항문보존, 중요 치료목표

직장암 치료의 우선적인 목표는 암을 완전하게 제거해서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다. 병기에 따라 현재 다양한 치료방법이 이뤄지고 있고 여기에는 내시경을 이용한 절제술, 외과적 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 등이 있다. 아울러 최대한 정상 항문으로 배변이 이뤄지도록 하고 성기능과 배뇨기능을 보존하는 것도 직장암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한 목표다.

이미지=아이클릭아트 제공

◆암 발생부위 중요

직장암의 수술법을 결정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항문과 얼마나 가까운 부위에 암이 있느냐다. 그에 따라 항문을 살릴 수도 있고, 항문을 제거해 인공항문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항문과 가까운 직장암의 경우 과거에는 항문을 보존하지 못하고 영구적 장루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항문 보존 치료법들 등장

최근에는 방사선치료와 최신 기법의 외과적 수술을 통해 항문을 보존할 수 있는 치료법들이 고안돼 환자분들에게 항문을 살릴 수 있는 길이 넓어지고 있다. 로봇이나 내시경 등을 이용하는 등 수술 방법이 많이 개선됐다.

경우에 따라서는 수술 전 방사선치료를 해서 암덩어리를 작게 만들어 수술함으로써 항문을 보존하기도 한다. 따라서 진단 후 낙담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해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50부터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직장암의 씨앗이 될 수 있는 선종은 50대에 잘 생긴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50세가 넘으면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직장암의 치료법이 다양해지면서 조기 발견의 중요성이 많이 높아졌다.

강동현 순천향대 천안병원 외과 교수는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적 치료에 있어 항문을 최대한 보존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며 "꼭 정기검사와 함께 필요시 전문가와 상의하기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도움말=강동현 순천향대 부속 천안병원 외과 교수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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