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인터뷰] 강병권 청주사천산업용재유통단지사업협동조합 이사장
도심 산재한 공구·안전용품 등 집적화
소규모 영세업체 경쟁력 확보 기대감
외곽 이전 교통난 해소·미관향상 효과
중부권 핵심도시 성장위한 역점사업
박람회 개최 홍보·지역경제 활성효과
창업보육센터도 만들어 일자리 창출
전통시장 공식인정 받아야 지원 가능
충북도·청주시 적극적인 도움 절실해

[충청투데이 김진로 기자] 청주에 대규모 산업용재 복합물류단지 조성이 추진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산업용재 복합물류단지 조성사업은 청주 도심에 산재돼 있는 공구, 전기, 안전용품 등의 영세업체를 한 곳에 집적화하는 사업을 말한다. 현재 청주에서 전문적으로 산업용재를 취급하는 곳은 사천동 공구상가 등 여러 지역에 분포돼 있다. 청주에 대규모 산업용재 복합물류단지가 조성되면 소규모 영세업체들의 경쟁력 확보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서문동 등 시내에 밀집돼 있는 공구상가 등이 시 외곽지역으로 이전하게 되면 복잡한 도심 교통난 해소와 도시 미관 향상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사업은 청주사천산업용재유통단지사업협동조합 강병권 이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강 이사장은 통합청주시와 세종시, 대전시를 아우르는 중부권 핵심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역점 추진해야 할 사업이라며 사업 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강 이사장을 만나 사업 추진의 당위성과 기대 효과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대담=김진로 충북본사 편집부국장

-산업용재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산업용재란 1950년대부터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생겨난 업종을 말한다. 주로 공장, 건설현장, 가정, 농장에서 필요한 부자재성 품목을 지칭한다. 구체적으로 작업공구, 전동공구, 절삭공구, 전기, 조명, 전자용품, 모타, 안전용품, 철물, 도료, 볼트류, 너트류, 장식, 케미컬, 화공약품, 비닐, 고무제품, 베어링, 자동화부품, 에어콤프레사, 배관자재, 유공압부품, 실리콘, 본드 등이다. 산업용재로 분류되는 부품의 수는 약 60만~100만종 정도라고 한다. 산업화 및 공장가동을 위해서 꼭 필요한 품목을 판매하는 곳이 공구상가다. 이 공구상가의 확장된 개념이 산업용재 복합물류단지로 이해하면 된다."

-청주지역에 산업용재를 판매하는 공구상가 분포 현황은.

"청주시 산업용재를 취급하는 공구상가는 1990년대 말까지는 서문동과 사직동을 중심으로 분포돼 있었다. 이후 2000년대 초에 형성된 복대동공구상가는 개인이 신축해 분양하는 형태로 형성됐다. 이후 2002년 5월 사천산업용재유통단지가 문을 열었다. 사천산업용재유통단지는 상인 스스로 조합을 결성해 도시계획시설결정으로 인허가를 득해 정부나 자치단체 도움 없이 건립됐으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현재 청주지역에서는 서문동 산업용재 취급점을 비롯해 청주지역 곳곳에 분포돼 있다. 이중 사천산업용재유통단지는 조합원 수 169명, 종사자수는 500여명에 달하는 청주 최대 규모의 공구상가다. 이어 복대동공구상가와 서문동공구상가 등의 순이다. 이들 공구상가 3개 단지를 비롯해 청주지역에는 총 350여개 점포가 영업 중인 것으로 안다."

-산업용재 복합물류단지를 추진하는 이유는.

"산업용재 판매시장은 1960년대부터 수십 년간 소상공인들이 오랫동안 피땀 흘려 개척해왔다. 산업용재는 부품을 포함한 산업용 공구 등 전반에 걸친 기반산업이면서도 전형적인 소상공인 업종이다. 이 업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은 2~3대가 가업으로 이어오고 있다. 대한민국 산업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우리 소상공인들의 노력으로 발전시켜 놓은 산업용재 시장에 일부 대기업이 막대한 자본금을 투입해 자본의 힘으로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공구상가들이 붕괴 되면 청주시 일부 자본은 서울로 유출될 것이고 청주시 지역경제는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이 분야는 거대 자본 앞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 정책적인 지원이나 보호를 받아야 하는데도 시장경제라는 허울 좋은 명분 때문에 각종 정책적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리 공구상가 조합원 일동은 이 업종이 무너지면 소상공인들의 생존은 물론 미래도 없다고 입을 모은다. 그나마 2021년 2월 5일 시행된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 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으로 대기업 진출을 지연시키고는 있는 실정이다. 우리 소상공인들은 위기를 인식하고 이에 대응하는 새로운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계기가 됐다. 그래서 소상공인들의 생존과 직결돼 있는 절박한 심정으로 대규모 산업용재 복합물류단지 조성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

-복합물류단지 구상 계획을 설명한다면.

"청주시는 국토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이에 사통팔달 교통중심의 요충지로 철재류 판매단지(철판, 형강 등), 소규모기계가공단지(절단, 절곡, 레이저가공, 선반, 밀링 등), 산업용재단지(공구, 전기, 안전용품 외), 건축자재단지, 창업보육센터, 물류창고 등 산업 인프라를 갖추기 유리한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이들 유사업종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새로운 물류단지가 조성되면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국 산업발전에도 기여하게 될 것을 확신한다. 산업용재 복합물류단지는 단순히 산업용재를 판매하는 공구상가의 기능만을 수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기본적인 구상 계획은 산업용품 단지, 창업보육센터, 원자재, 기계가공단지, 물류창고, 건축자재단지, 철강단지 그리고 이들 단지를 종합적으로 지원할 지원상가로 구성할 예정이다. 면적은 10만평 이상이며, 청주는 물론 전국어디서나 접근이 편하도록 3차 우회도로 인근 지역을 염두에 두고 있다."

-복합물류단지의 활성화 방안은.

"10만평 이상의 대규모 산업용재 복합물류단지가 조성되면 활용할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먼저 이곳에 전국 최대 규모의 산업용재 박람회를 연 1회 개최할 계획이다. 전국 규모의 박람회 개최를 통해 산업용재 복합물류단지 홍보 효과와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또 수도권 산업용재 업체를 유치시키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수도권 인근에 비싼 땅값이 부담스러운 업체는 이곳 복합물류단지로 창고를 옮길 가능성이 높다. 농수산물을 전문적으로 유통하는 전통시장 상인들도 산업용재 복합물류단지 입주에 관심을 갖고 있다. 대규모 복합단지가 조성되면 이곳 입주 업체를 상대로 농수산물을 판매하더라도 다른 전통시장에서 영업하는 것보다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농수산물을 판매하는 상인들이 입점하면 공구를 판매하는 기존 업체들도 선물용으로 농수산물을 구매하도록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입점한 업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지역 젊은이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창업보육센터도 만들 예정이다. 창업보육센터는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있는 젊은이들을 입주시켜 단지 내에 보유하고 있는 각종 기계와 가공 시설들을 활용, 시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젊은이들이 개발한 시제품이 사업성을 인정받으면 창업도 가능해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산업용재 유통단지를 전통시장으로 인정해 줄 것을 시에 건의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시흥시는 시화공구상가단지를 ‘전통시장’으로 공식 인정했다. 이로써 ‘소상공인 지원 사각지대’에서 소외받던 시화공구상가단지가 전통시장으로 공식 인정받으면서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시화공구상가단지는 그동안 아무런 정부 지원을 받지 못했다. 전통시장으로 지정되면서 정부의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이나 단지 내에서 온누리상품권 등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시흥시가 산업용재단지를 전통시장으로 인정한 사례가 있으니, 청주시도 공구상가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전통시장으로 지정할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길 바란다. 공구상가가 전통시장으로 지정되면 우리 소상공인들은 물론 이곳에서 공구를 구입하는 시민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자치단체의 행정적인 지원도 절실하다. 이 사업은 민간단체가 추진하기에는 국비확보 등 어려움이 많다. 청주시와 충북도가 물류단지 추진팀을 만들어 지원해 주길 당부한다."

김진로 기자 kjr604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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