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매출 100대 기업 조사결과
전년 대비 매출 20.9% 늘었지만
영업이익 2.5%↓… 호황형 적자
원인으로 ‘생산비용 증가’ 꼽혀

[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지난해 국내 대기업들이 매출은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감소하는 이른바 ‘호황형 적자’의 양태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8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매출 100대 기업(금융·공기업 제외) 중 작년 실적이 공시된 80곳의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총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186조 9014억원, 164조 678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20.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5% 감소한 것이다.

이들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도 전년 대비 1.8%p 감소한 7.5%를 기록했다.

전경련은 매출 증가에도 영업이익이 감소한 이유로 비용 증가를 꼽았다.

경기 반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원자재가 상승, 금리 인상으로 인한 금융비용 증가가 국내 제조업 기업들의 생산비용을 크게 늘렸다는 분석이다.

또 이들 기업 중 두자릿수(10% 이상)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기업은 총 11곳이었는데 전년(23곳)보다 크게 줄었다.

영업이익률 1위를 차지한 곳은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53.5%)으로 50%를 넘겼다.

이어 ㈜LG(27.0%), KT&G(21.6%), 대한항공(20.1%), ㈜GS(17.4%) 등의 순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매출 증가율이 가장 컸던 기업은 HD현대(구 현대중공업지주·114.6%)였고, E1은 1년 사이 영업이익이 56억원에서 2787억원으로 급증하며 최대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5.6% 줄며 가장 큰 매출 감소율을 나타냈다.

LCD 패널가격 하락의 타격을 입은 LG디스플레이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193.5%로 가장 크게 줄며 적자를 기록했다.

전경련은 업종별 분석 결과 전체 6개 업종에서 모두 전년 대비 매출이 증가했지만 제조업과 출판·영상·방송통신·정보서비스업, 건설업 등 3개 업종은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이 모두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운수업은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20.9%)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2.5%p 뛰며 6개 업종 중 가장 많이 상승했다.

HMM으로 대표되는 해운업과 대한항공 등 항공업의 호실적이 전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정주 전경련 기업정책팀장은 "지난해 국내 대기업들이 매출은 늘고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며 "물가상승과 금리인상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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