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신 대전 중구청장

최근 ‘소통’과 ‘공감’이란 단어가 부쩍 회자되고 있다.

당연함에도 그 중요성을 계속 강조하는 것은 소통과 공감이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고, 포기할 수 없는 화두이기 때문이다. 공직사회도 마찬가지이다. 관행적인 행정과 관습적인 조직문화가 팽배한 가운데 다양한 세대 조직구성원이 만족할 수 있도록 의견을 수용하고 절충하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지난달 28일 대전 중구에서는 ‘소통공감 주니어보드’ 발대식이 열렸다. 필자를 비롯해 간부 공무원, 주니어보드 참여자 등 30여 명이 참여해 앞으로 운영 방향, 방법 등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소통공감 주니어보드’는 젊은 실무자들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조직의 변화와 발전 방향을 연구하는 중구청 공무원 모임이다.

근무경력 5년 이하인 90년대생 공무원을 대상으로 희망자를 받아 20여 명으로 구성했다.

이곳에서의 기본원칙은 비정형성(자유토론, 자료 미작성), 확장성(주제 무제한), 다양성(평가 지양)이다. 내부망을 활용해 주니어보드 회원 간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혁신과제를 발굴하는 한편 안건 발생 시 월 1회 정도 직접 만나는 시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소통공감 주니어보드’보다 먼저 ‘생각공장’이라는 팀장급 공무원들의 모임도 만들었다.

기관의 허리를 담당하는 주무팀장들과 주요 정책사업, 현안 등 구체적 기반을 만들기 위해 회의자료 없이, 받아쓰기 없는 토의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회의를 위한 자료를 만들다 보면 자유토의가 이뤄질 수 없다.

이에 의견수렴과 견해 표명을 통한 인식확장과 다른 분야에 대해 의견을 내면서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내 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가볍게 던질 수 있다.

그리고 간부공무원(시니어보드)들도 매주 2~3번 구정 현안과 발전 방향에 대해 토의하고 있다.

이외에도 신규·전입 공직자들이 선배와 소통을 통해 공직사회에 빠르게 적응하고 원활한 업무 수행을 돕고자 멘토-멘티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위의 4가지 모임은 세대 간 다름을 갈등 요소로 보지 않고, 다양성을 인정하고 차이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각자의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자리, 각 모임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시간을 통해 서로 수직적, 수평적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것이다.

억지로 얽히고설킨 관계가 아닌 각자의 위치에서 이야기하고 의견을 교환하면서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인간은 모두 다 다른 존재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고 존중해 주는 것 그리고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 내 생각이 항상 옳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 어찌 보면 굉장히 상식적인 것이나, 이상적인 것이어서 실천하는 것은 항상 어렵다.

김우태 작가의 ‘오늘도 조금씩’이라는 책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서두르지도 말고, 멈추지도 마라." 괴테의 명언인데 낮에는 양계장 김 씨로, 밤에는 작가 김우태로 글을 쓰는 작가의 인생관이라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조금씩 변화를 일으켜 다양한 정책을 발굴해 ‘중구 혁신’을 위한 소재로 삼을 것이다. 단지 보고를 위한 보고, 회의를 위한 회의, 일방적 소통을 위한 회식과 같은 일들이 대전 중구에서 만큼은 하나씩 줄어들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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