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푸드뱅크 운영 실적 160억
수도권 제외 전국에서 가장 높아
식품·생활용품 보관할 창고 없어
각 지자체에 적절한 공급 어려움
효율적 배분 위해 물류센터 필요

충남 홍성 홍주종합경기장 공터에서 충남 광역푸드뱅크로 기부된 식품이 쌓여 있다. 충남 광역푸드뱅크는 자체 물류센터를 보유하지 않아 공터에서 식품을 기부받아 그 자리에서 기초푸드뱅크에 배분하고 있다. 충남사회복지협의회 제공
충남 홍성 홍주종합경기장 공터에서 충남 광역푸드뱅크로 기부된 식품이 쌓여 있다. 충남 광역푸드뱅크는 자체 물류센터를 보유하지 않아 공터에서 식품을 기부받아 그 자리에서 기초푸드뱅크에 배분하고 있다. 충남사회복지협의회 제공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 충남광역푸드뱅크를 운영하는 충남사회복지협의회는 지난 1월 기부받은 물품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진땀을 뺐다.

이틀에 걸쳐 200파렛트(1.1㎡)의 기부물품을 받기로 했는데, 첫날 예정돼 있던 100파렛트 배분을 마치고 뒤늦게 10파렛트가 추가 도착한 것이다.

이미 광역푸드뱅크로부터 기부물품을 배분받기로 한 도내 시·군의 기초푸드뱅크 담당자는 모두 떠난 상황이었다.

추가로 들어온 식품을 보관해뒀다가 다음날 꺼내면 되는 간단한 일처럼 보이지만, 충남 광역 푸드뱅크에는 이를 위한 물류센터가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 이날도 광역 푸드뱅크가 아닌 충남 예산의 윤봉길 체육관 운동장에서 기부 식품을 받아 배분하고 있었다.

충남광역푸드뱅크 담당자는 “기부자는 주겠다는데 받을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도 생긴다”며 “이날도 지역 관계자 분이 물품 보관 장소를 마련해주지 않았으면 남은 기부물품을 담당자들이 밤새 지켜야 했다”고 토로했다.

소외계층을 위한 식품 및 생활용품 기부가 전국에서 4번째로 많은 충남이지만, 이를 관리할 광역푸드뱅크에는 전용 ‘창고’ 하나 없는 실정이다.

전국 광역푸드뱅크실적 및 물류센터 보유 유무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2일 충남사회복지협의회에 따르면 충남의 푸드뱅크 운영 실적은 △2020년 149억 5731만원(이하 1000원 자리에서 반올림) △2021년 161억 1706만원 △2022년 170억 7234만원 등이다.

이 기간 평균 실적은 160억 4887만원으로 전국에서 경기(614억 7081만원), 서울(433억 3185만원), 인천(180억 7709만원) 다음으로 높다.

푸드뱅크로 들어오는 기부 식품 및 생활용품이 매년 늘고 있고, 물량 자체도 수도권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것이다.

푸드뱅크는 기업 또는 개인에게 잉여식품을 제공받아 결식아동, 독거노인, 장애인, 무료급식소, 노숙자 쉼터, 사회복지시설 등에 지원하는 사업이다.

도내에는 내포신도시 소재 광역푸드뱅크 1개소와 시·군 단위의 기초푸드뱅크(마켓 포함) 25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통상 소외계층에 식품을 전달하는 역할은 기초에서 맡고, 광역은 전국푸드뱅크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개인 및 기업으로부터 받은 식품을 기초에 배분한다.

문제는 광역푸드뱅크에 대량의 식품을 일정 기간 보관할 물류센터가 부재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충남 광역푸드뱅크는 들어온 식품을 ‘당일 수령, 당일배분’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신선도를 확보하는 방법이긴 하나, 각 기초푸드뱅크마다 다른 식품 수급 상황을 감안해 적재적소 배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기부 일정이 긴급히 잡혀 시간이 안 되는 기초푸드뱅크는 아예 식품을 받지 못하게 되고, 반면 그렇게 남게 된 식품은 대전, 세종, 충북 등 타 시·도로 이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푸드뱅크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국 광역푸드뱅크 중 물류센터가 설치돼 있는 곳은 △서울 △경기 △인천 △경남 △경북 △강원 △제주 등 7곳. 충남 역시 절실히 요구된다.

충남광역푸드뱅크 관계자는 “2009년 대전에 광역푸드뱅크가 개소할 당시에는 충남 공주에 물류센터를 뒀지만, 2016년 내포로 이전할 때 같이 정리했다”며 “기부물품을 검수하고 필요 푸드뱅크에 효율적으로 배분하려면 물류센터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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