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에 압력 가해져 혈관 팽창
혈변·배변 후 항문 종괴 등 발생
외치핵, 상의 후 수술 여부 결정
내치핵, 3도 이상 치핵이면 수술
꾸준한 좌욕 실시… 깨끗함 유지
진통제 먹으며 통증도 조절해야

▲ 단국대학교병원 외과 서정욱 교수
▲ 단국대학교병원 외과 서정욱 교수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최근 다이어트에 집중하고 있는 40대 직장인 A 씨는 남모를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변비로 인해 조금씩 튀어나오면서 생긴 치질이 이젠 참기 힘든 불편감은 물론 배변을 볼 때마다 엄청난 출혈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출혈이 심해 급히 진료받은 A 씨는 3도 치질로 진단받고 수술을 앞두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치질 환자는 총 64만 명에 달한다. 그중 40대가 25% 정도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 50대, 30대 순이었다. 치질은 통증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항문에 생기는 병이다 보니 병을 말하지 못하고 숨기는 경우가 많다. 한 번 발생한 치질은 재발이 쉽기에 증상이 보일 때 빨리 진료받는 것이 중요한데, 치질의 모든 것에 대해 단국대학교병원 외과 서정우 교수와 함께 알아보자.

Q1. 치질은 어떤 질환인가?

흔히 말하는 치질은 정확히 치핵이라 하며, 치핵은 하부 직장과 항문 주변에 있는 정상 혈관 조직이다. 이러한 정맥에 지속해서 압력이 가해지는 상황이 반복되면 혈관이 팽창하게 된다. 이에 따라 혈변, 항문 통증, 배변 후 항문 종괴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Q2. 치질의 원인은 무엇인가? 위생 부족으로도 발생하나?

정맥에 지속해서 압력이 가해지는 상황이 반복될 때 치핵이 발생한다. 가령 변비로 인해 배변 시 오랫동안 힘을 준다거나, 예전에는 신문이나 잡지를 오랫동안 보는 습관, 요새는 핸드폰을 보는 습관이 되겠다. 이러한 일상의 반복들이 치핵의 증상을 유발하게 된다. 위생 관리 부족은 치질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발생한 불편감을 악화시킬 수 있다.

Q3. 어느 때 치질을 의심할 수 있나?

대표적인 증상으로, 항문 통증, 혈변, 배변 후 항문 종괴 등이 있다. 항문 통증은 외치핵에서 발생하는데, 통증이 극심해서 보통 바로 병원을 찾게 된다. 그러나 통증이 없는 무통성 혈변의 경우 변기에 생각보다 많은 양의 피가 묻어 있는 것을 보고 걱정하지만, 반대로 아프지는 않기에 병원에 잘 내원하지 않는다. 무통성 혈변은 치핵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긴 하지만, 반대로 암이나 다른 대장 질환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다른 원인을 배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밖에 배변 후 항문 주위로 덩이 등이 만져지는 증상이 생기다가, 점점 심해져 들어가지 않는 항문 주위 덩이로 응급실로 내원하는 때도 있다. 이러한 증상들이 있을 때, 치질을 의심하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미지=아이클릭아트 제공
이미지=아이클릭아트 제공

Q4. 치질은 무조건 수술로 치료해야 하나?

그렇지 않다. 치핵은 크게 항문관 안이냐 밖이냐에 따라 외치핵과 내치핵으로 나누며, 외치핵과 내치핵의 수술 기준은 서로 다르다. 외치핵은 통증이 주된 증상이기에 통증 정도에 따라 환자와 상의 후 수술 여부를 정하게 된다. 내치핵은 증상의 정도에 따라 4가지 단계로 나누게 된다. 혈변만 있는 경우를 1도, 배변 후 항문에 덩이가 발생하지만, 자연적으로 수복되는 경우를 2도, 손으로 밀어 넣어야 하는 경우를 3도, 밀어 넣어도 항문 밖으로 덩이가 빠져나와 있는 단계를 4도라고 한다. 교과서적으로 3도 이상의 치핵이 있을 때 수술을 고려하게 되며, 3도 이상의 치핵이라도 환자와 충분한 논의 후 비수술적인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최근에는 2~3도 치핵에서 간단한 시술로 증상을 조절하기도 한다.

Q5. 치질 수술 후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무엇인가?

수술 후 단기적으로 발생하는 가장 큰 불편감은 통증 그 자체이다. 항문 주위에는 많은 신경이 분포하고 있기에 해당 부위를 수술하면 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그러나 최근 자가 통증 조절기 또는 적절한 진통제의 적용, 원형 문합기를 사용한 수술법 등 수술 직후 발생하는 통증을 원만하게 조절하는 방법들이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 다른 단기 부작용으로는 수술 후 배변 시 수술 부위가 찢어지며 발생할 수 있는 수술 부위 출혈이나, 배뇨장애 등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피부 꼬리가 발생할 수 있는데, 피부 꼬리를 내치핵으로 오인하는 때도 있다. 이는 비정상적인 상황은 아니고 상처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피부 늘어짐이 발생해 생기는 상황이다. 이외 변실금 및 항문협착증 등이 발생할 수 있지만, 빈도는 낮다.

Q6. 치질 수술 후 관리는?

수술 후 관리는 크게 상처 관리와 통증 조절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항문 상처는 매일 또는 수일에 한 번 변이 지나가야 하는, 회복 과정이 긴 상처에 해당한다. 따라서 꾸준한 좌욕을 통해 상처를 깨끗하게 유지하고, 너무 되지도 무르지도 않은 배변 상태 조절을 통해 적은 압력으로 원활한 배변이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 항문 주위에는 많은 신경 분포로 심한 통증이 유발된다. 적절한 진통제 사용을 통한 통증 조절이 수술 후 일생 생활 유지에 중요하다. 통증 조절을 위한 진통제 복용이 상처 회복을 늦춘다고 오해하고 계신 분들이 있는데, 통증의 조절과 상처 회복은 상관관계가 없으니 진통제를 효과적으로 먹어 통증 조절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단국대학교병원 외과 서정욱 교수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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