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주요 고용지표 발표
연구과제 참여 월급… 평균 158만원
연구 참여인원 늘면 인건비 감소 구조
근무환경 개선된 민간기업 선호 뚜렷
졸업 후 희망진로 ‘민간기업’ 선택 증가

[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학원생이 법정 최저 시급에도 못 미치는 연구과제 참여 월급(교내 수입)을 받고 있다는 설문조사가 나왔다.

최근 카이스트 대학원 총학생회는 ‘2022 연구환경실태조사 W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해 11월 7일부터 12월 21일까지 카이스트 대전캠퍼스(문지캠퍼스 포함) 소속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구글 설문지를 이용한 온라인 조사 방식으로 이뤄진 조사 결과는 응답자 1737명(6336명 중 27.41% 응답)의 답변으로 작성됐다.

먼저 연구 환경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경제적 환경’ 분야 조사에서 카이스트 대학원생의 조속한 경제적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카이스트 대학원생들의 평균 월급(교내 수입)은 158만원, 중윗값은 159만원으로 조사됐다.

주 52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카이스트 대학원생의 평균 시급은 7644원으로 법정 최저시급보다 1976원 낮은 금액이다.

카이스트 대학원생의 열악한 처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조사에서도 주 52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평균 시급이 7211원으로 확인된 바 있다. 실태 조사가 이뤄진 2004년부터 매년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연구활동 참여에 대한 인원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카이스트 총학생회 관계자는 "국가과제 등 한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참여할 대학원생 연구자를 모집하는데, ‘이공계 발전’ 명목으로 인원수 참여 제한 없이 과제에 너도나도 뛰어들다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예를 들어 과제 전체 사업비 5억원을 책정 받은 뒤 이중 절반을 인건비로 책정했다 하더라도, 참여 인원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인건비는 줄어드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최근 흐름으로 볼 때 기업의 연구 과제 예산이 국가 과제 예산을 넘어서다 보니, 기업 연구과제를 선호하고 있다는 흐름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것. 이로 인해 카이스트 대학원생 상당수가 졸업 후 희망진로를 ‘민간기업’으로 선택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입학 시기에는 대학 연구직(30.46%), 공공기관(27.58%) 등을 선호 했다면, 졸업 시기에는 민간기업 연구직이 32.50%로 선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기업의 근무환경이 개선되고 연봉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진로에 변화를 줬다는 해석이다.

이밖에 연구실 공식 휴가 일수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의견이 30.06%로 나타나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를 통해 대학원생들은 총학생회에 경제환경개선, 취업정보제공 및 박람회 활성화, 연구실 문화개선 등의 목소리를 높여주길 기대했다. 한편 연구환경실태조사는 카이스트 대학원생의 연구 환경 실태 파악 및 연구 환경 개선을 위한 근거 자료로 2004년부터 매년 진행되고 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KAIST 정문 [KA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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