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지난해 빈 일자리 수 2020년 대비 3배 이상 급증… 충북·충남도 증가
자영업 인력 배달 플랫폼으로 이직하는 등 산업구조 변화 한몫 목소리도

시민들이 일자리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민들이 일자리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자영업자들의 구인난을 나타내는 ‘빈 일자리’가 증가하고 있다.

지역 영세 제조업종에서 주로 나타났던 ‘일자리 미스매칭 현상’이 자영업자들에게 번지고 있는 것.

21일 KOSIS(국가통계시스템)의 ‘산업별 고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대전지역의 도·소매업(5만 9389명), 음식숙박업(3만 746명) 등 주요 자영업 종사자 수는 9만 135명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은 탓에 2020년 9만 4417명에서 2021년 8만 9248명으로 하락한 이후 소폭 상승한 수치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이 상용·임시 일용직 등 필요한 직원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빈 일자리 수’는 2020년 548명→ 2021년 878명→ 지난해 1818명으로 급증했다.

이로 인해 주요 자영업의 구인난을 나타내는 ‘빈 일자리율’은 도소매업(0.7%→ 1.2%→ 1.4%)·음식숙박업(0.7%→ 1.0%→ 3.6%)로 치솟았다.

충북과 충남 역시 비슷한 상황.

같은 기간 충북의 총 자영업자 수는 8만 8419명→ 8만 474명→ 8만 545명, 충남 10만 3367명→ 9만 8545명→ 10만 862명으로 감소한 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빈 일자리 수는 충북 546명→ 820명→ 950명, 충남 706명→ 1423명→ 1886명으로 증가했다.

충청권 전반에서 자영업자들의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대전 유성에서 요식업체를 운영하는 A 대표는 "주방 필수 인력은 말할 것도 없고, 아르바이트조차 동종업계 최고 수준으로 임금을 제시해도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라며 "필요한 시간에만 직원을 고용하려면 도저히 사람을 구할 수 없어 인건비 부담을 감수하고 근무 시간을 늘렸는데 지원하는 사람이 없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 이후 자영업에 종사했던 인력 중 상당수가 배달 플랫폼 등으로 이직하는 등 산업구조의 변화가 자영업의 구인난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배달 문화 일상화 등 산업 구조·경제활동 연령층의 가치관 변화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 탓으로 보인다"며 "자영업의 근무시간, 노동 강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은 점도 구인난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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