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요즈음 챗지피티(chatGPT)가 열풍이라 할 만큼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챗지피티는 대량의 데이터를 학습하여 마치 사람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 사용자가 건넨 질문에 답을 내놓는다. 콘텐츠를 검색해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답을 만들어 낸다. 꽤 수준 높고 풍부한 답을 내놓는데 의사와 변호사 시험에 합격할 정도다.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이를 이용해 보고서를 쓰는 것을 어찌할지 고민이라고 한다. 영어 구사는 완벽에 가깝고 한국어 등의 번역도 꽤 훌륭해서 영어 공부에 활용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챗지피티 열풍은 또 다른 인공지능 채팅 서비스 개발을 자극하고 있다. 머지않아 사람과 구별하기 어려운 아니 사람보다 더 훌륭한 인공지능 대화 상대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는 실로 놀랍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기는 모습에 충격을 받은 지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는데 인공지능은 이제 고도의 지식과 사고력이 있어야 하는 의학, 법률과 같은 일에서부터 심지어 미술이나 음악, 문학과 같은 창의력이 요구되는 영역까지 사람을 대체하고 있다. 교육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학생의 학력을 평가, 분석하는 것을 넘어서 생기부 기록이나 입시 컨설팅에까지 인공지능이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시대는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다. 인공지능이 더욱 고도화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세상은 유토피아가 될것인가, 디스토피아가 될 것인가? 꿈같은 미래를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한편 많은 SF영화가 그리는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고 만들어 가는 것이다.

교육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만들어 가는 일이다. 인공지능과 행복하게 공존하는 미래를 위해 교육은 어때야 할까? 그저 따라가거나 적응하기에 급급해서는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인공지능 시대라는 파도에 올라타고 즐길 수 있는 용기와 방법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 인공지능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인공지능 시대를 즐길 수 있는 ‘마음의 힘’을 길러야 한다. 인공지능은 삶과 일의 개념을 크게 바꾸어 놓을 것이다.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더 많은 시간을 즐기는 데 쓰게 될 것이다. 아주 작은 기여만으로도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당당히 살 수 있는 ‘뻔뻔함’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누구나 당당히 살 수 있는 사회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직업이 있든 없든, 많은 일을 하든 적은 일을 하든 기본 소득과 같은 복지 제도로 모두의 존엄을 튼튼히 받쳐줄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민주시민으로 ‘더불어 사는 힘’을 모을 때 가능하다. 코앞에 와있는 인공지능 시대에 맞게 교육을 바꿔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인공지능 시대에 올라타 더불어 삶을 즐길 수 있도록 생각하는 힘, 마음의 힘, 더불어 사는 힘을 길러 주자.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