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김영수 금산인삼약초산업진흥원장

우리 고려인삼은 먹으면 열을 올리고 미국삼(화기삼, 서양삼)을 먹으면 열을 내린다는 주장이 우리 주변에서 회자되고 있고, 이런 주장에 동의하여 “나는 열이 많아 인삼이 체질에 맞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일부 국내 한의사들까지 인삼은 사람의 열을 올리는 이른바 “승열작용(昇熱作用)”이 있으므로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런 주장은 홍콩의 인삼관련 사업자 또는 홍콩의 한의사들로부터 유래되어 홍콩의 국제 인삼시장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그러한 주장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로 확산되어 소비자들의 인식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그들이 이러한 주장을 하는 배경에는 가격은 비싸지만 품질과 효능이 뛰어난 고려인삼과 경쟁하기 어려운 미국삼의 판매를 늘리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즉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미국삼(화기삼)을 수입 판매하던 홍콩 상인들이 값싼 미국삼을 동남아시아와 같은 더운 나라에 판매하기 위해 이와 같은 가짜 소문을 퍼뜨린 것이다. 실제로 이와 같은 소문이 먹혀 동남아 시장에서 고려인삼의 점유율은 하락한 반면 미국삼의 점유율이 크게 상승하게 되었다. 그러면 이와 같은 이른바 “승열작용”이 사실일까?

2014년 가천대학교 전희숙 교수 연구팀은 쥐를 대상으로 동물실험을 실시했는데 고려인삼(백삼과 홍삼)을 복용시킨 그룹, 미국삼을 복용시킨 그룹, 생리식염수를 복용시킨 그룹 사이에서 체온, 대사관련 호르몬(티록신)의 혈중 함량, 감염이나 염증시 발열물질(프로스타글라딘)의 변화를 측정했는데 세 그룹 사이에서 낮과 밤의 체온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또 티록신과 프로스타글라딘의 변화도 없었었으며 열 생산과 관련된 유전자들의 변화도 관찰되지 않아 단기 혹은 장기 인삼 복용은 체온상승과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확인하였다.

2016년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한용남 교수 연구팀은 고려인삼과 미국삼을 복용한 후 체온을 포함한 혈류량, 혈류속도, 맥박 및 혈압과 같은 신체 지표들을 비교하는 인체 임상연구를 수행하였다. 그 결과 고려인삼과 미국삼 모두 체온변화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오히려 고려인삼과 미국삼 모두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양을 복용할수록 정상체온보다 체온이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혈류량 및 혈류 속도는 고려인삼과 미국삼 모두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2012년 농촌진흥청은 승열작용의 유무에 대한 과학적 입증을 위해 우리나라, 중국 및 캐나다 3개국 과학자들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를 수행하였다. 연구진은 고려인삼을 복용한 그룹, 미국삼을 복용한 그룹, 인삼을 복용하지 않은 그룹으로 나누어 체온변화를 측정하는 실험을 반복했는데 3그룹 모두 별다른 체온변화를 보이지 않았으며, 미국삼이나 고려인삼 사이에도 별다른 차이가 없었고, 고려인삼이나 미국삼 모두 복용 후 부작용도 관찰되지 않았다.

2018년 경희대학교 병원 임성빈교수, 베트남 Dinh Thi Lan Huong 교수, 중국의 Xiang Qian Liu교수가 각각 고려인삼의 승열작용에 대한 임상실험을 수행하였는데 3개의 연구결과 모두 고려인삼 장기복용 그룹과 비복용 그룹 사이에 체온변화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와 같이 다양한 연구결과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에게서도 고려인삼을 복용한 후 체온변화는 관찰되지 않았고 고려인삼을 복용하면 열을 올린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는 잘못된 주장이라는 것을 모든 연구결과가 말해주고 있다.

가장 오래된 의학서인 신농본초경에 의하면 인삼은 오장을 보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놀람을 그치게 하고, 몸의 나쁜 기운을 몰아낸다고 하고 있으니 이러한 인삼의 놀라운 효능을 종합하면 몸에 열이 지나치게 높은 사람이나 지나치게 낮은 사람이 인삼을 장기 복용하면 체열을 정상으로 이끌어 준다고 생각된다. 이것은 인삼을 다년간 연구해온 많은 학자들의 일치된 견해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제 홍콩 장사꾼들의 얄팍한 꼬임에 현혹되지 말고 하늘이 우리 인류에게 내려주신 인류의 영약인 고려인삼을 걱정없이 섭취하고, 우리 국민 모두 건강을 잘 관리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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