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과 갈등’ 나경원 전 의원 결국 불출마
충남 출신 윤상현 의원 ‘한자릿수 지지율’ 고전
다른 현역 의원들도 당권보다 차기 총선에 관심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하는 나경원. 사진=연합뉴스 제공

[충청투데이 이병욱 기자] 오는 3월로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충청 정치권은 들러리로 전락할 모양새다.

충청 출신 당권 주자들의 활약이 미미한 가운데, 지역 현역 의원들은 당대표나 최고위원 출마보다는 차기 총선에 집중하거나 전대 심판 역할에 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먼저 유력한 당권 주자로 평가받던 충북 영동 출신의 나경원 전 의원이 25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설 연휴를 전후로 대통령실과의 갈등이 불거진 바 있다. 이날 불출마 결정은 이른바 ‘윤심(尹心)’을 얻지 못하면서 지지율이 하락한 데 따른 결단으로 해석된다.

다른 당대표 후보인 충남 청양 출신 윤상현 의원은 저조한 지지율로 당권에서 멀어지는 형국이다.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과 충청권의 승리를 이끌겠다며 출사표를 낸 윤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출마를 선언한 충청 출신 당권 주자들이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충청권 현역 의원들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충청권에서 당대표에 도전할 만한 중진급 의원은 5선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충남 공주·부여·청양)과 4선의 홍문표(충남 홍성·예산)·이명수 의원(충남 아산갑) 등이 꼽힌다.

이 가운데 정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역할을 새 지도부 출범까지로 한정 짓고, 전당대회 흥행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 룰을 100% 책임당원 투표로 바꾸는 등 ‘심판’ 역할을 하고 있는 정 비대위원장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절대 단결, 절대 화합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홍 의원의 경우 내년 총선 승리를 통해 5선 고지를 달성한 후 국회의장단에 합류하는 것으로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충남 출신 의장이 나와 ‘충청 소외론’을 타파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이루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도 당 지도부 합류보다는 국회 재입성에 무게를 둔 모습이다.

이 의원은 “지역 의원들이 당대표나 최고위원에 도전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해 지역민께 죄송한 마음”이라면서도 “충청도 내 책임당원 비율 등 국민의힘 세(勢)가 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충청권 여당 의원들이 지난해부터 ‘충청인이 단결해서 충청 대통령을 만들었다’고 자랑하고 다니는데, 충청 출신 없는 새 지도부가 출범하면 그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이야기인지 깨닫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병욱 기자 shod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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