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대전본사 취재2팀 팀장

[충청투데이 최정우 기자] "정우야, 내가 가족들이랑 대전에 놀러가려는데 관광지좀 추천해줘. 2일 머무를 건데 가볼만한 곳과 맛집을 추천해줘." 타지에서 대전으로 놀러 오려는 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언론사에 몸담고 있다는 이유에서인지, 잘 놀게(?) 생겨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지인들은 필자를 통해 해답을 얻고 싶어한다. 이런 질문을 받을때마다 필자의 대답은 한결같다.

"일단 생각 좀 해볼게요. 워낙 가볼 만 한 곳(?)이 많아 정리 좀 해야해서 그러니 시간 좀 줘요. 정리해서 알려드릴게요." 진실만을 얘기해야 하는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이렇게 선의의 거짓말로 순간 위기를 모면한다. 가족과 함께, 체류형 관광을 원한다? 더욱이 너무 비싸지도, 그렇다고 너무 저렴한 곳도 아닌 적당한 비용지출을 고려한 관광코스를 생각해보는 것도 하나의 숙제로 남는다.필자는 결국 구O, 네이O, 다O 등 포털에서 안내하는 대전지역 관광지, 맛집, 가성비 높은 숙소를 정리하고 지인들에게 장황하게 설명한다. 솔직히 이러한 질문을 받을 때 필자가 지인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빠르고 정확한 답변은 따로 있다.

‘아직은’ 없습니다. 바로 이 한 문장으로 답하고 싶다. 실제 그렇다. 모든 연령대가 대전에 와서 즐기고, 먹고, 잘 수 있는 관광인프라는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1993년 대전엑스포 이후 꿈돌이를 능가하는 캐릭터는 찾아보기 힘들고, 침체기로를 걷고 있는 유성온천도 타지에서 대전을 방문하려는 지인들에게 선뜻 추천하기 찜찜하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질 것 같은 기류가 흐른다. 0시축제 부활을 비롯해 보문산 관광벨트 구축 및 각 지자체마다 신규 축제를 고안하면서 유잼도시 대전으로의 비상(飛上)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 시즌별 가볼만한 행사부터 1박 이상의 체류형 관광까지 가능하게끔 대대적인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심지어 대전시는 0시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세계 3대축제인 프랑스 ‘니스 카니발’을 벤치마킹한다고 선언했고, 궁금증을 유발했던 대전 보문산 타워의 ‘인공위성’화, 케이블카의 ‘우주선’ 형상화 검토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변화를 보여야 한다. 아니 엄밀하게 말하면 바뀌어야 한다. 언제까지 대전의 즐길거리를 설명할 때 ‘아직’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야 하는가. 타지에서 대전을 관광하러 오는 사람들에게 주저리주저리 설명할 그 날도 머지 않았다. 머지 않은 그날, 대전시민으로서 당당히 말해보자.

"이제는 있습니다. 대전으로 오세요"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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