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근 옥천 북한이탈주민 회장
신의주 출신… 2005년 탈북
2011년 군서면서 깻잎농사
성실하게 부농 꿈 성공신화
이탈주민과 기쁨·슬픔 나눠
농사 배울 기회 제공할 것

[충청투데이 박병훈 기자] 옥천군지역에서 북한이탈주민들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20년전 탈북해 옥천군에서 깻잎 농사를 지으며 부농으로 성장한 원정근(66·사진) 옥천군 북한이탈주민 회장이다.

원 회장 역시 북한이탈주민이다. 그는 평안북도 신의주 출신으로 김일성정치종합대학을 졸업하고 사병과 장교로 근무한 엘리트 출신이다.

하지만 북한 생활이 녹록지 않았다. 그는 아내와 두 딸과 함께 북한에서는 더 이상 희망은 없다는 생각에 2005년에 탈북했다. 탈북 후 하나원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서 일용직으로 생계를 이어오던 중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의 영농교육 프로그램을 접하고 2011년 옥천군 군서면에서 깻잎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깻잎 농사가 싶지 않았지만 부지런하고 성실한 그는 빠르게 적응해 나갔고, 점차 소득도 늘어났다. 성실함이 몸에 밴 그는 남한에서 부농의 꿈을 이루는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갈 수 있었다. 그의 남한에서의 성공신화는 북한이탈주민들에게 모범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원 회장은 자신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북한이탈주민들의 남한 정착을 돕는 일에도 팔을 걷어 부쳤다.

원 회장은 12년간 옥천군에서 북한이탈주민협회와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탈북인의 귀농을 돕고 안정적 정착 지원에 노력했다. 특히 옥천군 북한이탈주민협의회 회장으로서 설날, 추석 등 민속 고유의 명절에는 북한이탈주민들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간담회를 통해 정착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있다. 또 북한이탈주민의 정착과정의 어려움이나 행정적인 어려움 등에 귀 기울이고 탈북과정에서 생긴 트라우마 극복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그 결과 원 회장을 모델삼아 북한이탈주민 8가구가 옥천에서 귀농 생활하고 있다.

원 회장은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착 지원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4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개최한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2022년 의장표창 수여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 했다.

원 회장은 "옥천군 북한이탈주민협의회 회장으로 봉사하면서 북한이탈주민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북한이탈주민들의 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겠다"며 "북한이탈주민들의 기쁨과 슬픔을 같이 나누고 귀농을 희망하는 이탈주민에게 농사를 가르치며 더 많은 북한이탈주민들에게 농사를 배울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옥천=박병훈 기자 pbh0508@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