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선 시인·국제PEN한국본부 충북지역위원회 회장

환영하지 않아도 시간은 흐르고 ‘검은 토끼의 해’가 밝았다.

이 시기엔 인사이동으로 새로운 업무를 부여받는 경우가 많다. 어떤 경우엔 자기 적성에 잘 맞는 보직을 맡게 되는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엔 생소한 보직을 받아 한동안 업무를 익히는 데 고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수십년 직장생활을 하면서 터득한 진리가 있다.

어떤 자리던 마음먹기에 따라 즐기면서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마음의 크기를 키우고, 일을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시야도 넓어져 있고, 큰 성과를 낼 수도 있다는 생각한다. 부단한 노력을 통해 더 올라 갈수도 있고, 자신의 기량을 키우는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느 조직이던 쓰임새가 많은 사람을 선호한다. 어린애가 편식을 하듯 "이 업무는 못해, 저 업무는 체질이 아니야." 라는 부정적인 생각으로 불평불만을 투정부리듯 늘어놓는 다면, 누가 그 사람을 인정할 수 있을까?, 그런 사람일수록 승진 인사 때마다 모니터에 코 박고 들여다본다. "가을은 그저 오는 게 아니다"는 어느 시집 제목처럼 이른 봄부터 씨를 뿌리고, 그 씨앗을 열심히 가꾸지 않으면 가을에 수확할 것이 없다는 건 당연한 순리이다. 직장 생활에서 불평, 불만, 비판 대신 미소, 긍정, 솔선수범이 우선 되어야 인정을 받을 수 있는 데 말이다. 예전엔 윗분들이 인사고과를 평가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지금은 아랫사람들이 자기 상사의 인사고과를 평가하는 직장도 종종 있다. 그렇다고 포플리즘 상사가 되라는 것은 아니지만, 상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아랫사람에게 갑질하는 인성 개차반 상사가 되어서는 안된다. 갑질로 인생 쫑나기 십상이고, 상사의 갑질을 무조건 참는 아랫사람은 없는 세상이니까.

요즘 뉴스를 보면 자릿값 못하는 정치인들이 부지기수이다 각 단체에도 마찬가지이다. 봉사하는 단체장을 권력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누구에게나 공적 사적 자기 자리가 있다. 나 역시 집에서는 엄마로 아내로 나아가 직장에서의 자리, 문인으로서의 자리, 그 외에도 사회적으로 많은 자릿값을 해야 한다. 평소 성공한 사람보다는 자릿값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것이 훨씬 행복한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때론 내 것을 조금 더 나누고, 조금 더 배려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지금보다 더 행복한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자릿값을 제대로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새해 소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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