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연 천안희망초등학교 교장

새해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한국의 세계 국력 순위가 세계 6위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 영국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위치가 된 것이다. 반면 얼마 전 조사된 국민 행복도에서 한국은 10점 만점에 5.875점으로 세계 57위로 나타났고, 우리 아이들의 행복도는 OECD 주요 국가 가운데 삶의 만족도가 최하위 수준이고, 주관적 행복지수도 낮게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세계적인 강대국 대열에 들어가면서도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미국 코넬대의 연구에 의하면 은메달 선수와 동메달 선수의 행복도를 비교해 보니 은메달 선수는 4점이지만, 동메달 선수는 7점으로 나타났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기에는 당연히 동메달보다는 은메달을 탄 선수가 높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동메달 선수의 행복도가 높다는 것이 참 의아하다.

이것을 코넬대 연구에서는 가상의 성취와 실제적 성취로 설명했다. 가상의 성취와 실제적 성취와의 차이점이라는 것이다. 가상의 성취는 자신의 기대치이며, 실제적 성취는 실제 기량이다. 은메달 선수들은 대체로 자신의 실제 기량보다 더 높은 기대치를 갖고 시합에 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따라서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해 행복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은 어떨까? 우리 아이들도 은메달 선수처럼 가상의 성취가 크다 보니 현실적 결과에 실망해 행복도가 낮은 것일까? 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인생에는 고통과 슬픔, 즐거움과 행복이 함께 자리한다고 보았다. 사람은 고통을 이겨내고 행복을 만들어 낼 힘이 있는가가 중요하며, 남에게 기쁨과 도움을 주는 것이 값진 삶이라 여겼다. 그는 많은 고생 속에도 사랑이 있었기에 행복했었다며, 행복은 우리 삶 안에 사랑과 함께 할 때 나타난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가상의 성취와 실제적 성취의 차이에서 오는 낮은 행복도에서 벗어나 사랑하는 힘으로 남에게 기쁨과 도움을 주는 삶이 큰 행복을 준다는 것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이기적인 마음에서 벗어나 이타적인 베풂과 나눔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 아이들이 더욱더 행복한 삶을 살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진정한 행복은 자기만족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가치 있는 삶에 최선을 다할 때 우리에게 찾아오기 때문이다.

인생의 가장 행복하고 기쁜 순간은 내 목숨을 버릴만한 인생의 목적을 발견한 순간이라고 한다. 그 인생의 목적이 사랑의 실천이면 좋겠다. 세계 6위의 강대국에 걸맞게 우리도 이제 사랑의 실천으로 진정한 행복을 찾아야 할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며, 생활 속에서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엘리베이터를 열어주는 등의 실천이 이 시대의 참다운 사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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