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상 청주시체육회 사무국장

엇그제 새해를 시작한 것 같은데 벌써 한해를 마무리할 마지막 달도 이제는 끝자락에 와 있다. 누구나 이맘때 한번쯤은 지나간 달력도 다시 넘겨보고 한 해를 돌아보며 다가올 새해에는 어떤 일을 할 것인지 새해 설계를 하는 그런 때이다. 어찌 생각하면 1년이라는 기간은 정해져 있지만 해마다 반복되는 숫자의 연속일 뿐이다. 다만 긴 여정에서 마음속으로 결산도 하고 중간평가도 하며 숨고르기를 하고 갈 뿐이다.

돌아보면 한 해 동안 행복한 일, 안타까운 일 등 많은 일들이 있었다. 외적으로는 코로나19 속에서도 대선과 지방선거로 인해 정치지형과 행정지형이 바뀌었고 내가 몸담고 있는 체육회의 체육행사가 다시 부활을 했다는 것이다. 내적으로는 나의 연임과 막내아들의 취직으로 애들 셋이서 모두 취직을 해서 완전체를 이루었으나 막내 동생이 세상을 등지는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도 있었다.

2년여 전부터 확산된 코로나 19로 인해 발목이 잡힌 체육회 행사가 올해부터는 서서히 시작되었으나 상반기에는 코로나19의 방역수칙과 대선 및 지방선거와 맞물려 행사를 거의 치르지 못했다. 더운 여름 날씨에도 불구하고 6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종목별 체육 행사가 개최됐다. 각 종목별 경기장을 땀 흘리며 찾아다니느라 주말에 쉬어본 적이 별로 없지만 그래도 코로나19 때문에 거의 2년간은 체육행사를 못하다가 체육인들이 뛰고 땀 흘릴 수 있는 시공간이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으며 보람도 느꼈다.

아쉬움도 없지 않아 있다. 개인적으로는 애들이 셋이지만 혼인을 하지 못했다. 사회적인 여건, 분위기를 반영하는 듯 아직도 제 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나름대로 취직을 해 취직 걱정은 없지만 평생 반려자를 찾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해마다 여름휴가를 서로 일정을 맞춰서 다섯 식구 모두가 간다. 몇 년 전부터는 휴가를 떠나면서 늘 생각 한다. 내년에 휴가를 떠날 때는 내심 혼인을 해서 휴가 인원이 줄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말로 표현을 하면 혹여 상처나 받지 않을까 염려가 되어 혼자 속으로만 생각할 뿐이다. 내년에는 꼭 원하는 배필을 만나길 또 소원해 본다.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며 서산대사의 선시(禪詩)로 알려진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 불수호란행(不須胡亂行), 금일아행적(今日我行跡), 수작후인정(遂作後人程)"이란 시를 되새겨 본다. 이는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에는 발걸음을 어지럽게 하지 마라.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국은 훗날 뒤에 오는 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글귀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뒤 따라올 후세들을 위해 올바르게 행동거지를 잘 해야 한다는 의미의 진리인 듯싶다.

지금 이 시간에도 내가 하는 행동, 말 한마디 등 누군가는 보고 배우며 자라고 생활할 것이다. 이 모두가 훗날 자식들이나 후배들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 내년에는 더욱 훌륭한 이정표가 되도록 충실한 계획을 짜야겠다. 무엇보다도 건강이 최고다. 모두 건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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