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대전엑스포 기념으로 제작·설치
309대 모니터·앤틱 오브제 세계적 걸작
축소·변형된 부분 3개월간 복원 프로젝트
해체·이전·개선·보존 전과정 도록에 담겨

▲ 백남준의 ‘프랙탈 거북선’. 대전시립미술관 제공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대전시립미술관이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프랙탈 거북선’ 도록을 최초로 발간한다.

18일 대전시립미술관에 따르면 해당 도록은 열린수장고 개관과 백남준의 프랙탈 거북선 이전·복원의 전 과정을 담고 있다.

프랙탈 거북선은 1993년 대전엑스포를 기념해 재생조형관에 제작·설치한 작품으로, 309대의 모니터와 앤틱 오브제가 조화롭게 구성된 세계적인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미래 과학기술에 대한 작가의 선구안과 지구환경에 대한 철학 등이 총망라된 ‘백남준 비디오 아트’ 작품군 중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 작품은 2001년 대전시립미술관으로 관리전환돼 미술관 2층 로비공간에 이전·설치됐지만 설치공간의 한계로 인해 양쪽날개와 한산도의 하단 일부가 축소·변형됐다. 이후 작품 보존을 위한 재정비 작업으로 다년간 면밀한 조사·연구를 바탕으로 기획된 백남준 프랙탈 거북선 복원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대전시립미술관은 열린수장고 건립과 수장고 내부의 작품 전용 전시실 조성 계획이 수립되면서 해당 프로젝트를 구체화할 수 있었다. 프랙탈 거북선이 높이 5m, 폭 12m, 깊이 10m의 초대형 규모인 만큼 프로젝트는 3개월에 걸친 대대적인 작업을 통해 완성됐다.

단순히 작품을 이전·복원하는 작업이 아닌 8건의 세부과제를 통해 다각도에서 작품을 보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도록에서는 이러한 프로젝트의 모든 과정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물리적인 해체·이전·재설치 등 작업 뿐만 아니라 각종 개선·보존작업과 기록화 등이 이뤄졌다.

대전시립미술관은 열린수장고의 개관과 백남준 프랙탈 거북선의 성공적인 이전·복원을 계기로 대전지역 미술계를 활성화하고 시민들의 미술향유권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승혜 시립미술관장은 "백남준의 프랙탈 거북선을 최초로 도록으로 발간하여 감개무량하다"며 "예술로 과거를 복원하고, 현재에 재생하여, 미래를 창조하는 일이 바로 공감문화다. 과학기술과 예술을 융복합한 미래로 열린 혜안, 자유로운 상상력, 예술적 성취, 작품보존의 중요성이 바로 미래예술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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