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열로 출혈하면 심한 두통 생겨
오심·구토·뒷목통증 등도 동반 돼
1차 진료로 발견되는 경우 많지만
증상 약할 수 있어 정기검진 중요

이상훈 대전선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이상훈 대전선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뇌동맥류는 뇌혈관의 내측을 이루고 있는 탄력층이 손상되거나 결손돼 혈관이 부풀어 올라 혈관 내 새로운 공간을 형성하는 경우를 말한다. 흔히 ‘혈관 꽈리’라고도 불리며, 부풀어 있는 뇌동맥류가 파열될 경우에는 뇌 지주막하출혈이라는 뇌출혈이 발생하게 된다. 뇌동맥류는 약물로 치료할 수 없어,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술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이상훈 대전선병원 뇌신경센터 신경외과 전문의의 도움말로 뇌동맥류의 치료·예방에 대해 알아본다.

◆뇌동맥류 파열되면 심한 두통, 구토 증상

뇌졸중은 크게 출혈성 뇌졸중과 허혈성 뇌졸중으로 나눌 수 있다. 허혈성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면서 혈액 공급이 중단돼 생기는 질환으로 흔히 중풍으로 알려져 있다. 출혈성 뇌졸중은 뇌혈관이 파열되면서 뇌출혈의 형태로 발생하는 질환을 총괄하는 용어다. 그중에서도 뇌동맥류는 특히 뇌 지주막하출혈이라고 부르는 종류의 뇌출혈의 원인이 되는 질환이다.

뇌동맥류 자체는 뇌혈관이 부풀어 있는 그 상태 자체를 지칭하는 진단명이다 보니, 일반적으로 뇌동맥류 자체로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뇌동맥류가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서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으며, 비파열성 뇌동맥류의 경우 허혈성이나 출혈성의 증상보다는 뇌동맥류의 크기로 인해 신경이 압박되면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일반적으로 파열되지 않은 뇌동맥류는 크게 증상이 없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뇌동맥류가 파열이 될 경우 출혈 순간 두통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머리에 천둥이 친다거나 망치로 맞는 것 같다"고 표현할 만큼 매우 극심한 강도의 두통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의학적인 용어로도 ‘벼락 두통’으로 지칭할 만큼 특징적이다. 그 외에도 출혈로 인한 오심, 구토, 뒷목 통증 등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들이 동반될 수 있다. 심한 경우 뇌압이 올라가면서 뇌압 상승의 증상으로 의식 저하나 혼수상태에 빠지는 경우도 있으며,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출혈 위치에 따라서 뇌 내출혈이 동반되면서 반신마비 등 다양한 신경학적 결손이 발생할 수 있다.

◆정기적인 검진, 전문의 진료가 중요

최근에는 검진이 대중화되고, MRI나 CT 등의 검사기기로의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뇌동맥류가 건강검진이나 두통, 어지러움증 등에 대한 1차 진료의 결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 비파열성 뇌동맥류가 아닌 파열로 인한 뇌출혈의 증상은 본인이 지각하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출혈량이 적거나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단순 두통으로 오인해 치료를 받지 않다가 재파열 되면서 상태가 나빠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자각증상이 발생한다면 허혈성이건 출혈성이건 뇌졸중을 염두에 두고 병원에 내원해서 전문의들의 진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파열되지 않는 뇌동맥류의 경우 동맥류 속에 미세도관을 삽입해 코일을 넣고 혈류를 막는 색전술을 실시하거나 머리를 열고 혈관을 결찰해주는 결찰술 등의 방법으로 치료한다. 하지만 뇌동맥류의 크기가 작거나 치료 중 발생하는 합병증의 위험이 자연 출혈의 위험성보다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치료하지 않고 주기적으로 관찰하면서 경과를 지켜보는 경우도 많다. 특히 최근에는 건강검진으로 뇌영상검사, 뇌혈관촬영을 실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크기가 작고 비교적 안전한 위치의 뇌동맥류가 발견돼 오는 환자도 많다. 이런 경우 무조건 머리를 열고 치료를 하는 게 아니라 치료하지 않고 관리하면서 주기적으로 관찰하는 경우도 있다. 고령의 환자들은 "뇌 치료를 하느니 죽는 게 났다"고 생각해서 아예 검사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는데, 병이 있다고 무조건 치료를 하는 게 아니니 검진 자체에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

이미지=아이클릭아트 제공
이미지=아이클릭아트 제공

◆재출혈, 혈관연축 등 합병증 조심해야

질환 자체와 더불어, 뇌출혈 이후 발생하는 합병증도 중요하다. 대표적인 합병증으로 첫 출혈 이후 발생하는 재출혈, 혈관연축, 수두증이 있다. 재출혈은 첫 출혈 이후 24시간 이내 가장 높은 빈도를 보인다. 뇌동맥류 파열이 의심되면 조기에 병원에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혈관연축은 지주막하 출혈을 겪는 환자의 3분의 2가량에서 발생하며, 이 중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는 3분의 1 정도로 알려져 있다. 출혈 후 뇌혈관이 수축하면서 뇌로의 혈류 공급이 감소하는 합병증으로 출혈 후 3~14일에 대부분 발생한다. 이를 방치하면 혈류 공급이 감소하면서 뇌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두증은 지주막하 출혈 이후 뇌척수액의 순환이 저하되면서 뇌에 물이 차게 되는 합병증을 말한다. 뇌압 상승으로 인한 증상들이 유발돼 의식 저하, 배뇨 장해, 보행 장해 등의 증상들이 나타난다. 출혈 후 급성으로 발생할 수 있지만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수두증이 발생할 경우 뇌척수액의 순환을 보조하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뇌동맥류는 명확한 원인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뇌혈관이 혈류에 계속 압력을 받게 돼 후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가설이 가장 널리 퍼져있다. 명확하게 밝혀진 유전적 소인이 없음에도 가족력이 존재하는 것을 볼 때, 가족들끼리 생활 습관을 공유하면서 발생하는 문제 역시 질환의 발생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현재 명확한 유전적 소인을 알아내기 위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고혈압이나 흡연 등이 관련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다. 음식을 짜게 먹거나 흡연, 불규칙한 식습관, 행동 습관을 가족집단 내에서 공유하면서 가족력을 나타내는 것일 수 있으므로 적절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 금연 등을 실천하면서 주기적으로 뇌혈관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도움말=대전선병원 뇌신경센터 신경외과 이상훈 전문의

김성준 기자 junea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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