區, 예산으로 3억 3000만원 편성
홍 장군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
일부 의원, 이념 성향에 우려 제기
지역 전문가 "업적으로 판단해야"

[충청투데이 윤경식 기자] 대전 유성구가 내년도 본예산에 편성한 ‘홍범도 장군 드라마 제작지원’ 예산에 대해 구의회의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홍범도 장군에 대한 드라마 제작 지원을 통한 지역 홍보 효과에 대한 기대와 함께 ‘사회주의 독립운동가’라는 이념 성향에 대한 지적이 나오면서다.

11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유성구가 내년도 본예산에 편성한 ‘홍범도 장군 드라마 제작지원 예산’이 상임위원회 계수조정을 거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다.

앞서 유성구는 내년 하반기 제작 예정인 홍범도 장군을 소재로 한 드라마 <홍범도-총의 노래>(가제)의 제작지원을 위한 예산 3억 3000만원을 내년도 본예산에 편성했다.

78년 만에 고국에 돌아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 홍범도 장군의 드라마 제작 지원을 통해 유성구를 전국에 알릴 계기를 마련한다는 취지에서다.

현재 구는 제작지원 시 드라마 말미에 홍범도 장군의 대전현충원 안장 등 유성구를 소개하는 내용이 담겨 인지도 제고 및 방문객 유도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예산심의가 진행 중인 의회에서는 의원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양상이다.

대대적인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사회주의계열 독립운동가’라는 이념 성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앞서 진행된 행정자치위원회 심의에서 이명숙 의원(더불어민주당·유성구 라)은 "홍범도의 생애와 업적을 재조명한다는 차원에서 큰 의미를 가질 것 같다"며 긍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반면 한형신 의원(국민의힘·유성구 라)은 "홍범도 장군은 역사적 평가를 보면 첨예하게 다른 분석이 있어 이슈화 되고 있으나 고민이 필요하다"며 홍범도 장군의 사회주의 성향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지역에선 불필요한 이념 논쟁을 불러일으켜선 안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사업의 취지, 목적성이 부합하는지 등을 판단해 예산 편성의 적절성을 검토해야 한다"며 "이념 성향에 대한 문제의식에 집중하면 불필요한 이념 논쟁을 만들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역 학계 전문가는 홍범도 장군의 이념적 성향보다는 그의 업적으로 생애를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상기 충남대 국사학과 명예교수는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은 사회주의, 민족주의 등 서로 다른 이념을 갖고 투쟁했으나 민족의 독립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갖고 독립운동에 임했다"며 "이념에 따라 독립운동가에 대한 판단을 달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당부했다.

윤경식 기자 ksyoon1102@cctoday.co.kr

국립대전현충원 홍범도 장군 묘소.
국립대전현충원 홍범도 장군 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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