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세종전통문화체험관 관장 동환 스님
명상과 사찰음식, 불교무용 통해 본래적인 나 찾는 쉼터
명상인문학, 다도체험, 전통등 만들기 등 전통문화체험 인기

세종전통문화체험관 관장 동환 스님 . 사진=김일순 기자
세종전통문화체험관 관장 동환 스님 . 사진=김일순 기자

[충청투데이 김일순 기자] “이곳은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 있는 오픈 공간입니다. 맑은 공기와 그림 같은 자연풍경에 우리 고유의 정취를 만끽하며 몸과 마음을 내려놓고 푹 쉬었다 가세요.”

지난 8월 문을 연 세종전통문화체험관(이하 전통문화체험관)은 세종시의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전월산과 맞닿아있다. 그저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세상사의 온갖 시름이 사라질 것만 같은 전통문화체험관은 대한불교조계종에서 마련한 공간이다. 전통문화체험관 관장을 맡은 동환 스님은 “누구든지 언제라도 와서 이완과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전통문화도 체험할 수 있는 ‘힐링 플레이스’에서 멈춤을 느껴보고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란다”며 환하게 웃었다.

동환 스님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불교음악무용 전문가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 이수자로 조계종 어산종장이다. 조계종이 지난 11월 4일 조계사에서 개최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위령법회에서 동환 스님은 불교의식음악인 ‘화청’을 통해 숙연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참석자들을 눈물짓게 해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통문화체험관이 행정수도인 세종시를 선택하고, 그중에서도 전월산과 인접해 자리를 잡게 된 배경이 있다면.

“정부세종청사와 거리가 가까운 종교부지라는 점이 우선적으로 작용했다. 도심권과 멀지 않고 주변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전통적인 불교 사찰은 산과 인접해야 한다. 불교 전통에서 달에 대한 은유가 많다는 점에서 전월산(轉月山) 기슭에 자리한 것도 인연이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손락으로 달을 가리키는데 달은 안 보고 손가락만 본다’는 말처럼 달을 빗대 진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불교적인 은유가 많다.”

-개관한 지 수개월이 지났는데 그동안 활동상과 이용자들의 반응을 소개한다면.

“개관부터 현재까지 찰나의 시간이 지나간 것 같다. 짧다고 하면 짧은 시간이지만 그동안 느낀 점이 세종시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이 모여 사는 것 같다. 다양함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색깔의 문화적인 체험수요가 많은 것 같다. 이러한 수요에 맞춰 사찰음식체험과 명상인문학, 다도체험, 전통등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 운영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얻고 있다. 대중에게 친숙한 스님을 초청해 열리는 특강에도 참석자들이 몰리려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방송과 유튜브 등을 통해 유명한 정목스님이 지난 11월 관계를 통한 성장을 주제로 특강을 열어 호응을 얻었다. 오는 10일에는 불교음식 전문가로 인기가 많은 선재스님이 ‘음식이 성품을 만든다’를 주제로 특강을 가진다. 내년에는 넷플릭스에 프로그램이 방영돼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정관스님 특강도 예정돼 있다. 저와 직원들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다양한 문화체험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저를 포함해 직원 모두가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화체험만을 위한 것이 아닌 단순 방문객들의 호응도 좋은 편이다. 공간성 면에서 우리나라 고유의 멋과 맛을 느낄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전통에서 우러나오는 부드러움과 고즈넉함이 조화를 이뤄 편안함을 주면서 잠시 방문했다 오랜 시간 머물다 가시는 분들이 많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호응도는 어떤지.

“체험 프로그램을 마친 이용자들의 후기를 보면 만족도가 높게 나온다. 도심권인 세종에서 접하기 쉽지 않은 전통적인 문화체험을 주로 운영하다 보니 젊은 연령층의 반응이 좋은 것 같다. 또 어린 시절 즐겨했던 문화체험을 다시 경험하는 중장년층 연령대의 반응도 좋다. 늘 빠름에 익숙해진 도시인에게 잠깐 멈추면서 느긋함과 여유를 찾을 수 있는 명상 프로그램도 반응이 좋다. 들숨과 날숨을 가만히 지켜보고 한 발 한 발 걸음 그 자체를 지켜보는 전통 명상법인 위파사나 명상 등이 느림과 쉼을 느끼고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는 것 같다. 전통등 만들기 등 어린 연령층이 재미를 갖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인기가 많다.”

-불교무용테라피 프로그램을 직접 진행하고 있다.

“불교음악무용 테라피는 음악과 무용으로 오감을 깨우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오감이 깨어나는 과정에서 몸과 정신이 균형을 이루고, 진정한 나 자신을 다시 바라보는 체험을 갖게 한다. 불교무용의 기본 정신은 일반 춤과는 다르게 신이 나서 하는 것이 아니다. 작법(불교무용)을 하면서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본래적인 나, 진짜 나를 찾기 위한 마음공부의 한 과정이다. 외부적인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본질적인 나로서 항상 주인공으로 살 수 있도록 하는 몸과 마음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수행이다.”

-지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통문화체험관은 누구에게나 개방된 오픈된 공간이다. 복잡다변화하고 빨라지는 현대사회에서 잠시라도 거리를 두고 이완하고 쉬어갈 수 있는 힐링공간이자 쉼터다. 세종시에는 많은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이 자리하고 있다. 앞으로 이들 기관과 협업을 통해 다양한 전통문화프로그램도 개발할 것이다. 전통적인 놀이와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다. 저마다의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과 열정을 갖춘 우리 직원들과 함께 세종시뿐만 아니라 대전과 충남, 충북을 모두 아우르는 전통문화체험센터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다.”

◆동환스님 약력

▲법성스님을 은사로 1987년 수계 ▲운문사 승가대학 및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원광대 박사 과정 취득 ▲총무원 사회노동위원회 위원 역임 ▲국가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 이수자로 조계종 어산종장 및 봉은암 감원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