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소년 인구비율 16%…전용시설 사실상 전무
시·군·구 사례 80억~100억원대… "예산 증액 필요"

등교. 사진=연합뉴스.
등교.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충북의 청소년 인구 비율은 16%(159만명 중 25만명)를 차지한다. 전국적으로 초등학생 100명 중 2.5명이 게임 중독(한국콘텐츠진흥원 2020년 실태조사)에 빠졌고 읍·면·리 지역 청소년의 게임 중독 비율은 도시지역에 비해 높다.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여성가족부 보고서)는 2019년 기준 전년보다 19.3% 증가했다. 그럼에도 청소년들을 위한 도내 전용시설은 전무하다시피한 상황이다.

8일 충북도의회 정책복지위원회 주최로 도의회 회의실에서 열린 ‘청소년복합문화센터(이하 센터) 설치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민·관 협의체 구성’, ‘청소년랜드마크’, ‘청소년 시각’ 등을 키워드로 삼은 각종 제언(提言)이 쏟아진 가운데 예산을 더 확보하고 청소년의 의견 등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중론(衆論)을 형성했다.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김정일 도의원(국민의힘·청주3)은 "오직 청소년만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 설계부터 청소년이 참여해야 한다"면서 "다른 지역에서는 광역이 아닌 시·군·구 차원에서도 약 100억원으로 센터 설치를 마쳤거나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도희 서울시립서대문청소년센터 관장은 발제에서 "잘못된 건물을 지으면 거추장 스러운 짐이 될 뿐"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센터 모형으로 △청소년랜드마크(예산 200~300억원) △청소년종합지원센터(70~100억원) △연계형 종합지원센터(50억원) 등을 꼽았다. 청소년랜드마크 모형은 힐링 공간, 활동거점 플랫폼, 유스호스텔 기능 등 대형 종합지원센터를 지향한다.

충북도에 따르면 센터 설치는 김영환 지사의 6·1 지방선거 공약이다. 80억원(국비 30, 도비 50)의 예산으로 청주 성안길 등에 있는 빈 상가를 매입해 리모델링하는 방법으로 지을 계획이다. 이에 대해 토론회에서는 충청권 시·군·구인 △아산시 청소년문화의집 94억원 △천안시 청소년수련관 80억원 △보은군 청소년수련관 109억원이 각각 투입된 점을 거론하며 광역자치단체의 80억원 예산은 소액이라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토론에서 김병노 충북도청소년수련시설협회장은 "어설프게 짓는 집은 차후에 수리비가 더 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청소년랜드마크 모형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곁들였다. 연복흠 충북도청소년단체협회장은 센터는 10여개의 청소년단체 활동의 거점 역할까지 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소년 시각’을 강조하는 발언도 나왔다. 홍세정 충북도청소년참여위 위원장은 "청소년지도사를 청소년이 직접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강하영 충북도청소년참여위원회 위원은 "변화한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프로그램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