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우체국 류지하 씨
근무중 주택 화재 발견 신고
주인구조·소방 진입로 확보
"도움 필요한 상황 앞장설것"

[충청투데이 이진규 기자] 영동군의 한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를 발 빠른 대처로 큰 인명 피해를 막은 집배원의 미담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화재 속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인명 구조에 나선 화제의 주인공은 영동우체국에서 집배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류지하(33·사진) 씨다.

류 집배원은 "주택에서 불이 나고, 집 앞에 차량이 주차돼 있는 걸 본 순간에 직업상 느낌적으로 집 안에 사람이 있다고 생각됐다. 그래서 사람 먼저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집안으로 들어갔다"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류 집배원은 지난달 21일 오전 11시경 영동읍 계산리 일원 한 주택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한 것을 목격했다.

근처에서 근무 중이었던 류 집배원은 화재 발견 즉시 소방서에 신고를 한 뒤, 집안으로 들어갔다. 집 안에는 연기에 질식해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집 주인을 발견했다. 류 집배원은 집 주인을 재빨리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류 집배원의 발빠른 대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화재의 빠른 진압을 위해 주택 앞에 주차된 차량을 이동시켜 소방차 진입로를 확보, 화재 초동 조치에 도움을 줬다.

류 집배원은 "집 주인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 시키고 바로 차량 열쇠를 찾았다"며 "이륜차도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좁은 상황이라 소방차가 오기 전에 미리 길을 터 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긴급한 상황 속에서도 기지를 발휘한 상황을 설명했다.

류 집배원의 발빠른 활약으로 큰 화재와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류 집배원은 평소 집배원으로 근무하면서 지역 주민들에게도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으며, 우체국 내에서도 근면하고 성실한 직원으로 소문이 자자했다.

류 집배원은 "당일 집에 들어가니 부모님과 부인이 큰 사고가 안 나서 다행이라고 많이 걱정하셨다"면 "저 또한 한 가족의 일원으로 가족에게 걱정을 끼쳐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상황에 누군가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이었어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어려움에 처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솔선 수범해 앞장서겠다"고 웃음 지었다.

영동=이진규 기자 kong290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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