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편집국 취재2팀장

최근 TV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국가부도의 날(감독 최국희)’이라는 영화를 다시 보게 됐다. 대한민국 최고의 경제 호황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1997년’. 곳곳에서 감지되는 위기의 시그널이 포착됐다.

국가는 위기대응을 하지 못했고, 결국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의 말도 안되는 실랑이로 서로 다른 업역에서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들의 곡소리가 터지며 지금껏 흉터가 아물지 못하고 있다. 이 영화는 IMF시대를 직접 체감해보지 못했던 필자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에게 교훈을 남겨주고 있다.

필자가 초등학교 시절 담임선생님은 ‘(아)껴쓰고·(나)눠쓰고·(바)꿔쓰고·(다)시쓰고’ 운동을 강조했고. 명절때마다 만나 뵀던 고모부, 이모부들은 항상 한숨이 깊었다.

그렇게 우리 사회는 철저히 준비해도 성공할 수 없는 치열한 생존의 전쟁터로 바뀌고 있었고 25년이 흘렀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지금 한국경제는 과거 25년전과는 다른 ‘3고(高)’에 시달리고 있다.

심지어 물가는 오르는데 경기는 하강하는 스테그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되는 악조건에 치닫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월급을 제외하고 모든 것이 오르는 이 시점에도 우리 주변을 돌아보게하는 ‘나눔’ 시즌이 돌아왔다.

최근 필자가 만난 A종합사회복지관장은 벌써부터 걱정이 한가득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나눔온도는 영하로 떨어졌고, 오히려 IMF시절 때보다 기부 온도가 낮다고 푸념한다.

그는 "이미 4~5년 전부터 현금(현물)후원은 반토막 났고, 경기침체를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메인스폰서들도 지갑풀기를 조심스러워 한다"고 하소연한다.

과거 보릿고개 시절, 우리는 콩 한 쪽도 나눠 먹는 미덕을 보여왔다. 특정 1~2인이 호사를 누리는게 아닌, 대다수가 평범한 행복을 누리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물론 "내가 죽겠는데, 누가 누구를 돕냐"고 생각할 수 있다.

공감한다. 그치만 이럴 때 일수록 나보다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우리 주변을 돌아보자.

흡연자가 담배 한 보루를 포기하고 4만 5000원을 기부한다면, 하루 한 끼 챙기기도 버거운 5명의 누군가는 8000원짜리 국밥으로 세상의 따듯함을 알 수도 있다.

25년 전 모두가 어려웠던 그때 그 시절. 나라의 빚을 갚기 위해 국민들은 금을 모으지 않았나.

모두가 잘 살아 보기위해 금반지, 돌반지 심지어 금니까지 내놨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우리도 주변을 돌아보자. 작은 금액이라도 기부해 보자. 사연은 다르겠지만 값지게 쓰일 곳은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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