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다산행정문화연구소장·전 청주시 기획행정실장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가 있다.

환경은 깨끗하고 편리한 생활여건에 문화를 즐길 수 있으며 정이 많은 이웃과 더불어 사는 그런 도시 말이다.

이런 살고 싶은 도시는 그냥 만들어져 내 앞에 ‘짠’하고 나타나지 않는다. 내가 참여하여 만들어가야만 그것이 ‘내’가 살고 싶은 도시가 된다. 내가 먼저 깨끗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이웃들에게 웃음을 주어야 하며, 생활문화에 대한 에티켓을 갖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 질문에 먼저 답해야 한다.

“지금 어떤 도시에 살고 계십니까?”

내가 살고 있고, 살아갈 도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가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첫걸음이다. 알지 못하는 데서 애향심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사는 도시와 사랑에 빠지려면 이 도시가 어떤 역사를 간직하고 있고, 어떤 매력이 있고, 어떤 특이한 것과 장점이 있는가를 알아야 한다. 그 과정을 통해 어제까지만 해도 평범했던 도시가 나에게 특별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시인 김춘수는 ‘꽃’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점점 더 다양성과 개성이 존중받는 시대가 되고 있다. 예전에는 단순히 신기하고 특이한 재주라고 생각하던 것이 각종 SNS를 통해 많은 사람이 찾고 그것이 돈이 되는 시대이다.

도시의 경쟁력도 마찬가지다. 그 도시만이 가진 ‘Only One’을 찾는 것이 도시의 경쟁력을 쉽게 올리는 첫걸음이다. 우리가 사는 도시는 세상에 둘도 없는 지역이며, 타도시와 다른 자랑거리가 분명히 있다. 다만 찾는 노력을 기울여야만 그 자랑거리가 보인다.

이것이 일종의 도시 브랜딩 과정이다. 과거 민간 기업에서 중요시하던 마케팅이나 브랜드 개념이 공공영역에 도입된 지 오래되었다. 도시 자체를 마케팅 상품으로 보고 도시를 알리고 이미지를 좋게 하려는 것이다.

도시 브랜드의 가치가 높으면 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산물의 신뢰도가 높아져 판매량이 늘어나고 지역을 찾는 관광객이 증가하게 된다. 결국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는 효과로 나타나며, 주민들의 지역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높아져 주민 화합과 통합이 잘 이루어진다.

이런 지역 이미지(브랜드)의 형성은 어느 한 가지를 가지고 형성되기도 하지만 보통은 지역의 다양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휴먼웨어가 결합하여 만들어진다.

그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그 도시에 사는 사람이다. 그들이 자기가 사는 도시에 애착을 가지고 다른 도시와 차별화된 개성을 찾을 때 진정한 그 도시만의 경쟁력 있는 브랜드가 형성된다.

그래서 2500여 년 전 공자는 이렇게 간단히 정의했다.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 살고 있는 사람이 즐거워야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 그 도시에 사는 사람이 먼저 도시를 사랑하고 즐거워해야만 외지인이나 관광객이 유입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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