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 충청권 기업·가계대출 규모 커져… 지역민 이자 부담 호소
내년 연말까지 가구당 연간 이자부담액 132만원 증가 전망, 지역 한계기업과 취약 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올해 기준금리가 수직 상승하며 대출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나자 충청민들의 앓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

내년 가계와 기업에서 상환해야 하는 대출 이자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한계 기업과 취약 가구 등에 대한 우려도 적잖은 상황이다.

최근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가 발표한 ‘2022년 8월 중 대전·세종·충남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을 보면, 지난 8월 말 기준 대전·세종·충남 기업대출 잔액은 총 82조 5534억원으로 전월보다 6850억원 증가했다.

1년 전 같은 달보다 16.2% 늘어난 수치로 그중 중소기업 대출은 47조 7995억원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에 달한다.

가계대출의 경우 동기간 잔액이 74조 2006억원이며, 주담대 잔액은 39조 4702억원이다.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사태를 지나면서 내수 경제가 악화되자 기업과 가계 부채 규모 전반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만 다섯차례 기준금리가 인상되자 지역 곳곳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호소가 나오고 있다.

대전 서구에 거주하는 30대 A 씨는 “자차가 없으면 출퇴근이 어려운 직장에 다니고 있어서 신차를 구입하려고 1800만원 정도 대출을 받아 예약을 걸었는데, 치솟는 이자 금리 때문에 취소할까 매일 고민 중”이라며 “처음 견적 낼 때는 대출 금리가 2.2% 정도였지만 지금은 6%이고, 차를 인도받을 쯤이면 금리가 더 오를 것 같아서 차라리 취소하는 게 이득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18일 발표한 ‘금리인상에 따른 민간부채 상환부담 분석’에서 기업 대출에 대한 연간 이자부담액이 올해 9월부터 내년 연말까지 최소 16조 2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계대출 연간 이자부담액도 같은 기간 최소 17조 4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당 연간 이자부담액이 132여 만원 증가하는 것.

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 3고(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어려움을 겪으며 빚으로 버텨온 지역 자영업자들이 문제다.

한경연은 자영업자 가구당 평균 이자부담액이 연 94만 3000원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서울 등 수도권은 전체 인구에서 자영업자 비중 외에 타 산업이 넓게 분포돼 있지만, 지역은 영세 자영업자가 비교적 많아서 한계기업이나 취약가구 비율도 비교적 높을 수밖에 없다”며 “지역 한계기업 취약 가구 재무건전성과 부실위험지표의 모니터링를 더욱 세심히 해야 하고, 고정금리 대출 비중 확대 등 근본적인 부채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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