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무대
내달 23일 대전예술의전당서
그간 쌓인 걱정·근심 달랠 예정
11월처럼·구두·뒷짐 처음 선봬
시 통해 관객에게 질문·답 제시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국민 소리꾼 장사익의 무대가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대전에서 펼쳐진다.

충청투데이가 후원하고 휴먼컴이 주관하는 장사익 소리판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12월 23일 오후 7시30분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열린다.

무대에는 정재열, 최선배, 정영준, 앤디 킴, 박현민, 고석용, 최영호, 신승균, 하고운, 더솔리스츠 등 출연진이 함께 오른다.

장사익은 소리판 ‘사람이 사람을 만나’를 선보이며 그동안 감염병 사태로 쌓인 시민들의 걱정과 근심을 달랠 예정이다.

이번 소리판은 마종기 시인의 ‘우화와 강’의 한 구절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에서 제목을 따왔다.

사람들이 서로 부대끼며 슬픔과 기쁨, 용기와 믿음을 나누는 것이 사람살이의 중심임에도 그동안 유예됐던 만남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보자는 뜻을 담고 있다.

공연에서는 소리꾼 장사익이 서정춘 시인의 ‘11월처럼’, 허형만 시인의 ‘구두’, 한상호 시인의 ‘뒷짐’ 등을 처음 노래한다.

장사익은 이 시들을 통해 인생의 가을을 맞이한 자신은 물론 관객들에게도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과 답을 제시한다.

이밖에도 장사익은 감, 상처, 꽃구경, 찔레꽃, 빛과 그림자, 미사의 종, 동백아가씨 등 유수의 시를 통해 시와 노래가 서로를 부르고 다독이며 순응하는 모습의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장사익은 이번 무대를 두고 "새로운 노래도 그렇지만 그동안 불러왔던 노래들도 제 나이처럼 힘보다는 소박하며 고요히 자연스럽게 부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장사익은 1949년 충남 홍성군 광천에서 태어났다.

45세의 나이에 첫 장사익 소리판 ‘하늘가는 길’을 공연했고 이듬해 동명의 1집 음반을 발매하면서 음악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장사익은 가요, 국악, 재즈를 넘나들며 구성지고 비강하면서도 폭발적인 창법으로 매니아층을 만들어 왔다.

특히 삶의 깊이가 느껴지는 시에 곡을 붙임으로써 단순히 듣고 즐기는 노래에서 더 나아가 인생의 의미를 돌아보는 묵직한 감동을 불러왔다.

2018년 9집 ‘자화상’까지 9장의 정규음반을 발표했으며 평론가들로부터 "우리의 서정을 가장 한국적으로 노래하는 사람"으로 평가 받고 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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