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헤어 디자이너를 꿈꾸는 안가은 학생<4편>
28살 미용사로 이름 알리고
30살 작은 미용실 원장 목표
간절함에 고민 깊어지는 날
친구들과 시간 보내며 해소
보석사탕 반지 같은 존재 꿈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10년 뒤 미용사가 된 나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학원과 유튜브를 통해 미용을 공부하고 헤어 국가 자격증을 준비했다.

28살의 나는 미용사로서 늘 손님들이 끊이지 않는 유명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며 행복감을 만끽하고 있을 것 같았다. 미용실을 방문한 손님들이 남녀노소 내 이름을 호명하며 머리를 잘라달라고 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쾌감은 상상만으로도 짜릿했다. 손님의 목에 커트보를 두르고 분무기로 머리카락에 물을 고루 뿌린 뒤 사각사각 잘라나가는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은 늠름하고 의젓했다.

30살의 나는 미용실 원장으로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을 것이었다.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의 미용실에 직원 1명을 고용해서 손님들의 머리카락을 자르고 파마를 해주는 나의 모습이 그려졌다.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 실력을 기르고 돈을 모아 나만의 미용실을 차릴 수만 있다면 어떤 시련이 찾아와도 견딜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토록 간절히 원하는 꿈이 만일 이뤄지지 않는다면 난 어떻게 해야 할까. 나의 최근 고민은 이런 절실함에서 시작됐다. 앞만 보고 달렸지만 원하는 도착점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느끼는 열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꿈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때면 친구들과 어울리며 기분을 전환했다. 함께 노래방에 가서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거나 PC 게임방에서 게임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우울한 기분을 달래기도 했다. 특히 떡볶이 같은 매운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순간 활기가 돌았다.

숨은보석찾기 캠페인에 참가하면서 과연 나 자신은 어떤 보석일지 고민해봤다. 어릴 때 학교 앞 문방구에서 즐겨 사먹던 보석사탕 반지가 생각났다. 손가락에 껴놓고 먹을 때마다 행복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보석사탕 반지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행복을 주는 존재가 되고 싶었다. 주변인들 사이에서 사소하지만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 내 주변에도 복지사 선생님과 할머니, 친구들처럼 지치고 힘들 때 힘을 불어넣어주는 존재들이 있었기 때문에 밝고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었다.

올해를 돌아보면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미용사의 꿈을 꾸고 그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숨은보석찾기 캠페인을 만나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열심히 준비했고 나의 사례가 선정되길 간절히 기원했지만 정말로 뽑힐 줄 몰랐기 때문에 그 어떤 때보다 기뻤다. 일면식도 없는 내게 1년치 미용학원비용을 지원해준 이번 캠페인의 취지를 생각해서라도 앞으로 더욱 열심히 살아갈 것이라 굳게 다짐한다. <끝>

김성준 기자 juneas@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