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절반 32년 농협생활 ‘한길’
소통 중시 ‘탈권위주의’ 행보
자랑스러운 농협인상 영광
백곡서 인생 2막 열어갈 것

▲ 정태흥 농협진천군지부장이 ‘농협법 제1조’를 강조하며 군지부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진천=김정기 기자

[충청투데이 김정기 기자] 32년의 긴 여정을 농협과 연을 맺은 후 대단원의 막을 장식하고 있는 이가 있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삶의 절반 이상을 농업인과 함께하며 동거동락을 해온 농협진천군지부 정태흥(57) 지부장이 주인공이다. 취임 후 줄곧 ‘1등 군지부’ 실현을 슬로건으로 쉼 없이 달린 그다. 소통과 화합을 중요시 해온 그는 탈권위주의적이고 공감 능력이 뛰어난 이로 정평이 나 있다. 수평적 조직문화를 끊임없이 지향해 온 노력으로 지난 5월 이달의 우수사무소 시상을 필두로 상반기 3등급, 7·8월 1등급, 9월에는 2등급 등의 업적 평가 성과를 냈다.

지역민과의 소통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특별한 방식은 없다"며 "기쁠 때 같이 기뻐하고 슬플 때 같이 슬퍼하며 어려울 때 짐을 같이 나누다 보면 진정으로 소통하게 된다"고 역설했다. 또 "2019년 지부장으로서 최고의 영예라고 하는 ‘자랑스러운 농협인상’ 수상은 가장 큰 영광"이라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준수한 외모와 달리 시종일관 내뿜는 그의 소박한 말투는 꽤 인상 깊다.

가장 힘들고 기억에 남는 일을 묻자 한참을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이내 말문을 연 그는 ‘금고 계약’을 회상했다. "사무소장으로서 부담이 있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험지를 마다치 않고 불평불만 없이 최선을 다해 계약을 세 번이나 이뤄냈어요", "사적인 것은 전혀 돌보지 않고 오로지 조직만을 위해 노력한 결과였죠"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는 충북대 스마트캠퍼스 구축 관련 본부 출장을 꼽았다. 정 지부장은 "2003년 지역본부 금융지원팀 차장으로 근무할 때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들을 슬기롭게 극복헀다"며 "당시 서울에서 청주로 돌아올 때 폭설이 내려 버스에서 밤을 지새우고 네 끼를 물만 마시고 식사도 못 해 다음날 귀가했던 기억은 평생 슬픈 사연으로 남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정 지부장은 올해를 끝으로 자신이 태어난 백곡에서 인생 2막을 앞두고 있다. 끝이라는 단어에 애써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그가 "제대로 된 마침표를 찍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임직원들, 농업인 등에게 남은 기간 계속 베풀겠다"고 약속했다.

진천=김정기 기자 jay00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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