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62곳… 17개 시·도 중 16위
여자화장실 內 설치도… 불편

8일 대전 시청 2층에 마련된 수유실. 사진=장심결 기자
8일 대전 시청 2층에 마련된 수유실. 사진=장심결 기자

[충청투데이 장심결 기자] 대전의 공공장소와 다중이용시설에 수유시설이 부족해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8일 인구보건복지협회 ‘수유정보 알리미’에 따르면 이날 기준 대전의 수유시설은 62곳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16위를 기록했다. 세종은 28곳에 불과했지만 이는 도시 규모가 적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충북과 충남은 각각 97곳, 148곳으로 집계됐다.

대전은 지난달 기준 인구가 33만여 명 적은 울산(100곳)보다 수유시설이 38곳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은 부족한 수유시설에 불편을 토로하고 있다.

박수지(39·가오동) 씨는 "아이에게 몇 시간 간격으로 수유를 해줘야 할 때 수유시설이 없어 당혹스러운 적이 많다"며 "대전에서 수유시설은 관공서나 대형 시설 외에는 찾아보기 어렵고, 대형 행사장 등에 가도 수유 시설이 없어 인근 공원 화장실을 이용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수유시설이 있어도 시민들이 이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아름(34·용운동) 씨는 "아이와 함께 장보러 다닐 때 항상 수유시설이 있는 마트인지를 먼저 보게 된다"며 "그런데 수유실이 있는 곳이더라도 대개 여자화장실 안에 설치돼 있어 남편은 기저귀를 갈 때 이용하지 못한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 다른 시민 A(36·여) 씨는 "대형시설에 수유실이 있어도 겨우 1곳 뿐인 곳이 허다하다"며 "지난 번 아이와 놀이공원에 갔을 때 수유시설 위치를 제대로 찾기도 어렵고 주로 구석진 곳에 있어 이용이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기관이나 기업에서 수유시설을 신청하면 지원물품을 제공하고 심사 뒤 시설 등록을 진행하지만 강제성이 없어 수유시설 신청률은 크게 오르지는 않는 실정이다.

박현숙 대전시 건강보건과 주무관 "최근 대전에 대형마트 등 기존 수유시설이 있던 곳들이 다수 폐업해 타 시·도에 비해 시설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진 것 같다"며 "향후 신축 예정인 기관이나 기업에는 시 차원에서 수유시설 설치를 적극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장심결 기자 sim2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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