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공모 통해 인쇄문화 발상지 알리기 위해 건립
"국제기록유산센터 도시 상징물은 국격의 문제" 지적
청주시 "확인 결과 파손·노후없어… 교체 시기 아니다"

▲ 청주예술의전당과 청주고인쇄박물관을 연결하는 인도교인 직지교. 명칭은 직지교이지만 난간에는 훈민정음 해례본이 새겨져 있다. 송휘헌 기자
직지교 전경. 송휘헌 기자
직지교 전경. 송휘헌 기자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청주의 상징인 직지(直指)의 이름을 딴 직지교 난간에 훈민정음 해례본이 새겨져 있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청주시 흥덕구 운천신봉동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다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청주고인쇄박물관 주차장에서 청주예술의전당을 잇는 육교인 직지교 난간에는 훈민정음 해레본이 새겨져 있다.

이 제보자는 "청주 운천동에는 우리나라에 단 두개 있는 국제기구인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가 건립 중"이라며 "훈민정음 해례본이 세계적으로 훌륭한 세계기록유산인 것은 맞지만 직지와 어떤 연결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직지가 상징성이 있는 것은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이기 때문인데 훈민정음 해례본은 목판본"이라며 "국제기록유산센터 완공 후 청주를 방문할 전 세계의 기록 전문가들이 직지교에 붙은 훈민정음 해례본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할 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직지교는 지난 2000년 만들어졌다. 청주가 인쇄문화의 발상지임을 알리기 위해 건립됐다. 길이는 52.5m, 폭은 6.5m이며 청주인쇄출판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건립이 추진됐다. 당시 공모를 통해 청주대 부설 도시지역개발연구소에서 설계를 맡았다. 직지교 난간에 훈민정음 해례본이 왜 새겨졌는지는 오랜 시간이 지나 알 수 없다.

제보자는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청주시에 민원을 제기했다. 청주시는 문제는 인정하지만 아직 교체할 시기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민원에 대한 답변을 통해 "교량명이 직지교인 점과 추후 국제기록유산센터가 준공예정인 점을 고려해 관련 부서와 협의 후 사업의 필요성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민원내용은 현장확인 결과 파손 및 노후화 된 난간이 존재하지 않아 시설물 안전과 관련해 교체할 시기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했다.

이 같은 청주시의 답변에 제보자는 "국제기구를 유치한 도시로서 그 도시를 상징하는 상징물은 국격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