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규 (사)한국농촌지도자 대전시연합회장

순 임금이 어느 봄날 신하와 함께 농촌에 갔다고 한다. 농부들은 임금이 와도 쳐다 보지도 않고 일만 하고 있었다. 그가 누구인지 몰랐기 때문이다.

민망한 신하가 임금이 왔음을 알리려 하자 순 임금이 말렸다고 한다.

이를 보고 공자는 "임금이 몸가짐을 바르게하고 제자리에 있으면 국정이 제대로 굴러간다"라고 말했다.

결국 각자가 원칙에 충실하고 몸가짐을 바르게 할 때 가정과 사회, 국가가 올바르게 되어 진다는 교훈이라 생각한다.

다산(多産)과 다복(多福)을 상징하는 정해년(丁亥年)! 꿈과 희망이 가득한 3월에 농업은 물론 사회 전체에 그 동안 염원하고 계획했던 모든 일들이 새싹처럼 새롭게 시작하는 소중한 계절이다.

농촌사회는 한미 FTA 협상을 비롯한 각종 농업 관련 현안들로 큰 어려움을 안고 있다.

그 첫째는 소득 보전의 문제요, 둘째는 갈수록 드세지고 있는 개방압력 및 구조조정으로서 선진국으로 향하는 진입을 위협할 정도로 큰 열병을 앓고 있다.

'어떻게 하면 농촌사회를 유지할 것인가'의 고민에 쌓여 있고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각계 각층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산적한 문제들을 시원하게 해결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특히 65세 이상 노령 인구 비율이 30%를 넘고 있어 자력으로 지역사회를 유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농촌도 사회기반의 일부이며 소중한 생명의 원천이다.

농업의 다원적 기능은 국민생활에서 필수적인 식량안보로써 사람의 생존과 직결돼 사회안정과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치며, 환경보전 기능으로는 홍수조절, 수자원 함양, 수질정화, 대기정화, 기후순화 그리고 생물다양성보전 등을 담당하고 있다.

사회 문화적 기능으로는 농업생산 활동 과정을 통해 국민정서 함양과 전통문화 유지는 물론 공익성 있는 유·무형의 비상품 재화를 생산하는 매우 중요한 공공재이기도 하다.

오늘날 우리 농촌은 지역사회 유지와 농촌경관 및 문화적 전통 그리고 환경보호 등 많은 기능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가와 관광을 위한 접근성이 좋은 천혜의 관광자원이다.

이로 인해 농촌지역 고유의 상품에 대한 수요가 창출되고 특히 건강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도 증대되고 있다.

따라서 농촌의 어메니티 자원인 자연자원, 문화자원, 사회자원을 잘 활용해 사회적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 균형발전 정책으로 소득을 높이는 보상체계를 마련해 나가야 한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 농촌의 사회문화적 기능의 가치를 알리고 그 원천이 농업과 농촌에 있음을 도시민과 전 국민이 알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해 함께 동참하도록 해야 한다.

농촌지역사회 유지를 위한 지도자 양성과 일자리 창출도 선행돼야 한다.

중요 농업인들이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지역과 연계한 마을공동 사업을 통해 다양한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고 자신과 남을 올바른 방향으로 잘 지도할 수 있는 사명감이 투철한 리더(지도자)를 양성해 조직적이고 단결된 마을로 유도하는 시책이 필요하다.

거의 모든 지역이 개발, 첨단, 문명을 부르짖는 시점에서 오히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옛날. 옛것'을 상품화 하는 '역발상'의 전략을 잘 응용하는 것도 한가지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 농업인들은 여러 가지 지혜를 모아 단합된 모습으로 각자의 일터에서 열심히 노력하여 개인소득은 물론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는 동시에 아름답고 살기 좋은 농촌을 가꾸는 주인공들이 되어 농업·농촌의 존재의 필요성과 소중한 가치를 국민 모두에게 인식시키고 도시민과 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환경과 여건을 조성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정해년 새봄을 맞아 지역사회에 더 밝은 희망의 꽃! 웃음의 꽃!이 활짝 피어나는 뿌리깊은 농촌!이 되기를 염원하고 기쁨과 행복을 함께 나누는 뜻 깊은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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