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용 자유게시판에 글 올라와… "업무지시 이행 안했다고 책상에 커피 뿌려"
"갑질하는 행태 이번에 없어지길" 동료 공직자들 공직사회 변화 요구 글 쇄도

갑질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갑질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이봉 기자] 아산시 팀장급 공무원이 자신의 업무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원 책상에 커피를 뿌리는 등 폭력과 욕설을 행사해 말썽이 되고 있다.

지난 24일 아산시 직원들이 사용하는 자유게시판에는 "팀장의 폭력과 욕설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와 직원들 간에 터질 것이 터졌다며 관련 직원의 엄벌을 요구하는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오늘 팀장의 욕설과 폭력, 난동으로 사무실이 뒤집혔다. 상시학습을 올리라는 본인의 업무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른 팀 직원의 책상에 커피를 뿌리고 너는 내가 그만두게 해주겠다며 겁박을 하고, 해당 직원의 의자를 발로 차며 지속해서 행패를 부렸다"고 했다.

또 "이런 사람이 제가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졌던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속해 있다는 게 부끄러울 따름이지만 동료들도 어느 정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글을 쓴다" 며 "단순히 본인 반성한다는 시말서 받고, 전보 조처로 끝나는 것보다는 적절한 징계를 통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했다.

특히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린 이는 "자유게시판 글이 기사화되기도 하는 마당인지라 같은 공직자 사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게 부끄러워서 상황 설명은 줄이겠다"고 밝히고 있어 당시의 상황이 상당히 심각했음을 암시했다.

이 글이 올라오자 동료 공직자들은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그동안 얼마나 많이 고민하셨냐"는 내용의 격려성 글이 올라오고 "갑질하는 행태가 이번에 없어졌으면 좋겠다. 아직도 권위를 이용해 직원을 괴롭히는 사람이 너무 많다"며 공직사회의 변화를 요구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아산시의 한 공직자는 "함께 일하는 직장에서 서로 힘이 되어주지는 못할망정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것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며 "선배공무원으로 인생 선배로서 후배들을 다독이며 끌어가지는 못할망정 온갖 인신공격, 인격 모독을 하면서 동료를 힘들게 하는 일은 공직사회에서 하루속히 사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아산시는 25일 말썽을 빚은 A팀장에 대해 총무과 대기발령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이봉 기자 lb112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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