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종합사회복지관 성시은 생활지원사 수기

저에게 2022년도는 말 그대로 바쁨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이번 힐링 여행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저로서는 신청하는 순간부터가 기분 좋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이번 여행을 생활지원사 셋이서 계획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과정에서부터 주최가 우리가 되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봄을 느낄 시간도 여름의 여유도 주어지지 않았던 우리에게 이번 힐링 여행은 계절의 변화를, 바람의 소리를, 숲의 생김새를 오롯이 온몸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준 말 그대로의 "소원을 말해봐"의 힐링 여행이었다.

처음으로 찾아간 천리포수목원에서는 나무 한 그루, 꽃 한 포기가 허투루 보이지 않을 만큼의 꽉 찬 여유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손끝으로 만져지는 풀 잎사귀에도 촉감이 느껴질 정도로 저의 마음은 공중에 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푸르른 바다는 두 눈에 담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초록빛 무성한 나무들 사이로 해가 비칠 때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미술관에서의 저의 마음은 따뜻함이었습니다. 오롯이 저를 위한 시간인 만큼 저에게 충실하였고, 공허한 저의 몸과 마음은 어느 순간 따뜻한 여유로움으로 채워져 있던 것을 기억합니다.

오후에 다녀온 팜카밀라 허브농원에 도착하여서는 "아, 이쁘다"라는 감탄사를 몇 번이나 말하였는지 모를 정도로 화려한 허브향에 취했습니다. 코를 자극하는 허브의 향기들은 그동안 지쳐 있던 저의 마음을 치유하는 안식처 같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침마다 출근하면서 꽃이 피었는지, 지는지도 모르고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의 업무에 충실하였던 저로서는 그동안 쌓였던 피로가 썰물처럼 빠져 버린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더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2년째 생활지원사 업무를 하면서 소진되었던 몸과 마음을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 종사자 힐링 여행 "Make a Wish"를 계기로 따듯한 마음 한가득 채우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 감사한 마음으로 어르신들에게 지금보다 더 낮은 자세로 다가가는 생활지원사가 될 것입니다. 오늘도 어르신들의 안전과 안부를 묻기에 여념이 없는 전국의 생활지원사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주신 분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이미지=아이클릭아트 제공

박정애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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