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포상금 30만원…전국 꼴찌
주요 단체장 현장 방문 ‘외면’
우수선수 유출 가속화 우려

지난 19일 오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개회식에서 기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9일 오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개회식에서 기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충북 선수단이 지역 단체장들의 외면 속에서도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종합 4위의 위업을 달성했다. 열악한 도세(道勢)를 넘어서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포상금은 전국 꼴찌인 것으로 알려져 씁쓸함을 낳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울산광역시 일원에서 열린 이번 전국장애인체전에서 충북은 종합점수 12만 4790점을 획득하며 경기, 서울, 울산에 이어 종합 4위를 기록했다.

충북은 이번 대회에서 금 83, 은 62, 동 82 등 227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25개 종목에 596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충북은 역도에서 종합우승 11연패를 이뤄냈고 유도, 탁구, 볼링, 휠체어럭비 등에서 상위권에 입상하며 종합 4위 달성을 견인했다.

장애인체육을 선도해 온 충북은 이번 대회에서도 부산의 맹렬한 추격을 따돌리며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외로운 투혼을 발휘해야 했다. 5일간의 대회 기간 동안 충북의 주요 단체장들은 한 명도 대회 현장을 찾지 않았다. 충북도장애인체육회장인 김영환 충북도지사나 부회장인 윤건영 충북도교육감, 도민의 대표인 황영호 충북도의회 의장을 비롯해 각 시·군장애인체육회장인 시장·군수, 시의회·군의회의장의 방문은 전무했다. 이 같은 모습은 바쁜 국감 일정에도 지난 7일 열린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개막식에 참석했던 김영환 지사, 윤건영 교육감, 황영호 의장의 상황과 대비된다.

무관심의 결과는 선수들의 보상에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 전국체육대회나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등 주요 국내대회 입상자에 대해 조례를 통해 포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국장애인체육대회를 마친 충북장애인체육회도 마찬가지로 포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선수들이 흘린 땀방울에 차이는 없지만 포상은 차이가 크다.

개인종목 금메달 수상자를 기준으로 서울·충남·전남·경기·전북·경북·제주는 1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경남은 70만원, 대전·인천은 60만원이고 강원·부산·대구·광주·세종은 50만원, 울산은 40만원이다. 장애인체육 강도(强道)를 자임하고 있는 충북은 30만원으로 전국 꼴찌다.

금메달 선수를 지도한 지도자 포상 역시 경기 200만원을 필두로 서울·충남·전남 등이 100만원, 경남 70만원이며 충북은 부산·대구 등과 함께 50만원으로 최하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충북대표팀으로 이번 종목에 참가한 한 지도자는 "일반인들의 종목도 마찬가지지만 장애인체육도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훈련과 노력을 해야 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며 "충북 선수들의 낮은 포상금은 그 노력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종목의 지도자는 "장애인체육이 태동한 초반부터 충북은 선제적 투자와 대응으로 좋은 성적을 계속 거두고 있다"며 "이제는 다른 시·도도 적극적인 투자로 충북을 위협하고 있는데 포상금까지 차이가 나면 잘 키운 선수들을 다른 시·도로 뺏기는 현상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