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 대전교육청 혁신정책과장

대전교육청 정문을 들어서면 ‘교육회복으로 행복이 움트는 대전미래교육’이라는 슬로건이 보인다. 이것은 지난 8월 대전교육청 직원을 대상으로 공모한 교육회복 슬로건 중에서 최종 선정된 것이다. 가만히 그 내용을 살펴보면 하나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그것은 대전미래교육은 교육회복이 전제되어야 하며 행복한 미래교육을 꽃 피울 씨앗은 바로 교육회복이라는 것이다.

교육회복은 코로나19로 인한 학생들의 학습, 심리정서 등 교육결손을 해소하는 일이다. OECD와 세계은행 등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학생들의 학습손실은 생애소득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우리나라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역시 코로나 발생 후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낮아지고 기초학력 미달 비중이 높아졌다. 또한 코로나 장기화는 아동의 불안과 우울, 대인관계 회피 등 심리·정서적인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우울증과 불안장애로 진료를 받은 10대 아동이 코로나 이후 22.1%로 증가하였다.

이에 각국은 국가차원에서 교육회복을 위해 나서고 있다. 미국은 초·중등학교비상회복기금을 도입하여 학생들의 학업, 사회·정서적 지원을 하고 있으며 독일은 학습결핍, 심리사회적 어려움을 겪는 아동을 대상으로 학습 보충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2021년 하반기부터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이 협력을 강화하고 교육결손 해소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대전교육청은 ‘멈춤, 맞춤, 갖춤 교육회복 종합방안’을 마련하여 코로나19로 인한 학생들의 학습결손을 해소하고 우울과 불안 등의 심리·정서적인 문제를 적기에 해소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학생의 수준과 희망에 따른 맞춤형 교과보충 프로그램을 통해 뒤처진 학습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교사의 세심한 관찰과 정서행동특성검사를 통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정신건강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한 학생을 위해 학교방문의료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교육청에서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교육회복 추진을 위해 추진단과 실무추진단을 구성하여 부서 간 지원현황을 점검하고 추진과제를 논의하는 등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학교관리자와 교사들로 구성된 교육회복 학교현장지원단은 10월 현재 총 8개 지구별 자율장학에 참여하여 62개교의 현장의견을 경청하였으며 대전형 교육결손 해소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처럼 대전교육청은 학생이 삶의 자양분이 될 학력을 기르고 심리·정서 회복을 통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회복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코로나19로 큰 결손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온전히 회복하기 위해서는 교육청뿐만 아니라 학교와 가정 그리고 지역사회의 관심과 협력이 더욱 필요하다. 철학자 마르틴 부버는 ‘교육은 만남에서 시작된다’고 하였다. 학교는 교사와 학생의 만남의 장이며, 학생과 학생이 만나는 장이다. 코로나19로 학교는 개학이 연기되었고 수업은 대면·비대면으로 들쑥날쑥하였으며, 아이들은 발달단계에 맞는 학력 도달, 공동체 생활규칙 습득, 또래와 올바른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3년동안 지속되는 팬데믹 상황에서 누적된 학생들의 교육결손은 마법처럼 하루아침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대전교육가족 모두가 협력하여 지속적인 정성을 모을 때 비로소 우리 아이들의 교육결손은 해소되고 행복한 미래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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