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전 대전 중구의회 의장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소진공)은 2014년에 통합 설립돼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이 가장 많은 대전 중구에 자리를 잡았으며 소상공인육성, 전통시장 상점가 지원 및 상권 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준정부기관이다.

소진공이 대흥동에 안착한 것은 아마 중구에 소재하고 있던 대전시청, 법원, 검찰청, 경찰청, 충남도청 등이 신도심으로 이전하면서 원도심은 급격히 공동화됐고 이에 정부가 원도심 활성화를 꾀하고 소상공인과 호흡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이 가장 많은 대흥동에 소진공을 입주 시키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최근 소진공 본사가 유성구 신세계백화점 인근으로의 이전을 준비한다는 소식에 소상공인과 주민의 반발이 거세지고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소진공 이전은 소상공인의 생존권이 달려 있는 문제로 과거 심각한 공동화를 겪어본 경험으로 그 두려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도산 위기에 빠져 있는 소상공인에게 희망을 주기는커녕 근무여건과 복지문제로 신도시로 이전한다는 소진공이 소상공인 지원 기관인지 의문스럽고 이럴 바에는 차라리 대기업진흥공단이라고 개명하는 게 나을 정도다. 소진공은 원도심 소상공인의 절규를 외면하는 신도시로의 이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근무환경 개선도 중요하지만 보호해야 할 소상공인을 도산 위기로 몰아내서 안되기 때문이다.

소진공의 설립목적은 소상공인 전통시장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 국민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것이며 이를 위한 소상공인 전통시장 경쟁력 기반 강화, 안정적 성장지원, 소상공인 재기지원 강화 및 지역 현장 소통 강화를 공언하고 있다.

그럼에도 금번에 알려진 유성구로의 이전은 결과적으로 소상공인들을 버리고 대기업 도우미를 자처하는 것이나 다름없고 소진공의 설립목적과 슬로건 등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필자는 제8대 대전 중구의회 의장을 역임했고 30여 년간 소상공인으로 살아왔기에 누구보다도 소상공인의 소진공 이전 반대 시위와 절규가 크게 들려 우려스럽다.

소진공의 잔류 대안 마련에는 중구청 그리고 대전시가 적극 나서야 한다. 소진공은 설립목적과 원도심에 본사를 둔 취지를 다시 한번 기억해야 한다. 소진공의 신도심 이전이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과 도심융합특구지정 사업 정신도 역행하는 것이란 사실을 명심하기 바라며 소진공의 원도심 존치로 지역 소상공인의 절규가 환한 웃음으로 변화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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