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밟은 빅스텝… 충청경제 혹독한 겨울 온다
한은, 기준금리 0.5%p ↑… 10년만에 3% 시대
미국과 금리 격차 압박에 추가 단행 가능성도
충청권 가계대출 감소에도 2금융권 이용 늘어
지역민 이자부담 증가 따른 소비위축 우려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10년 만에 기준금리가 3%로 오르면서 충청권 지역경제 전반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2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존 연 2.5%이던 기준금리를 0.50%포인트(p) 끌어올린 3%로 인상했다.

올해만 두 번째 ‘빅 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것)이자 5회 연속 금리 인상이 단행된 것이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을 통해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으로 인해 물가의 추가 상승 압력과 외환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는 만큼 정책대응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향후 금리인상의 폭과 속도는 높은 인플레이션의 지속 정도, 성장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자본유출입을 비롯한 금융안정 상황,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경기가 둔화되고 있지만 물가가 여전히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높은 환율이 이어지고 있고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라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지속되는 가운데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지역민들의 대출 이자 부담이 커져 소비심리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대전·세종·충남지역 7월 가계대출 잔액은 74조 2819억원으로,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39조 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리 인상기에 가계대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감소폭이 크지 않고 2금융권 여신은 1년 전 같은 달보다 14.7% 늘어난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빚어질 수 있는 지역경제 침체, 채무의 부실화 등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복현 한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를 급속하게 올리면 자영업자나 가계 부채 등 채무자 상환 부담 커져서 타격이 클 것 같다”며 “특히 변동금리 대출은 금리 인상 압박을 받게 되며 투자와 가계 소비가 줄면 지역 경기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에 따른 일시적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채무 부실이 생기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금융·재정 정책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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