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2025년 고교학점제가 전면 실시된다. 이를 위해 우리 세종교육은 다년간의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세종형 고교학점제의 모델을 제시하고 기반을 다져왔다.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 보장이라는 고교학점제의 본래 취지에 부합하기 위해서 먼저 학교 교육과정을 확대했다. 세종의 모든 고등학교를 교과특성화학교로 운영하여 다양한 중점과정을 개설하고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도록 했다. 다음으로 학교에서 개설할 수 없는 소수 수강 과목은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을 통해 수강하게 하여 학생의 선택권을 더 크게 보장했다. 2022년 316개 강좌를 제공해서 심화과목, 전문교과를 어디서든 배울 수 있게 하였고 진로맞춤형 강좌를 제공해서 자신의 희망 진로에 맞추어 다양한 과목을 수강할 수 있게 됐다. 이 모든 것이 학생의 과목 선택권 확대에 초점을 맞춘 결과이다.

고교학점제가 전면 실시되면 학교밖 교육도 학점으로 인정된다. 교과형과 창체형으로 구분해서 학교밖 학습경험을 학점으로 인정하면 학교에서 개설할 수 없는 과목을 외부 전문기관에서 배울 수 있으니 이 또한 학생의 과목 선택권이 확대되는 것이다. 이제 나는 ‘학생 과목 선택권 확대’를 넘어서는 고민을 하고 있다. 세종의 미래교육은 학생에게 과목을 잘 차려진 뷔페 음식과 같이 제공하는 것을 넘어 학생들에게 교육과정 구성권을 줘야 한다. 지금까지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것은 학교와 교사의 몫이었다. 고교학점제가 논의되기 이전에는 ‘주어진 교육과정’이 전부였다. 이제는 ‘선택하는 교육과정’이다. 기존에 비하면 진일보한 것이 사실이지만 확대된 교육과정 안에서의 선택이라는 근본적인 한계가 분명하다.

나는 상상한다. 학생들에게 교육과정 설계권, 교육과정 구성권을 주는 것이다. 교육과정은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신의 적성, 흥미, 꿈, 진로, 진학과 연계해서 교과를 선택하고 창의적 체험활동을 연계하고 이를 학교에서 보장할 수 없는 부분은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으로 확대한다. 공동교육과정으로도 부족하다면 지역 사회, 마을에서 학교밖 교육에 참여한다. 처음에는 특정한 요일을 정해서 공동교육과정의 날, 학교밖 교육의 날로 운영하면 학생들도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설계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것이다.

교육과정을 설계한다는 것의 시작은 적성, 흥미, 꿈, 진로, 진학 등 그 무엇이어도 좋다. 교과 수업, 동아리활동, 진로활동, 자율활동, 캠프, 대회, 독서 등등이 모두 학교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미래교육의 모습이 아니다. 일반계 고등학교 학생이더라도 요리해보고 싶은 학생이라면 세종장영실고로 직업계고 학생이더라도 전문심화과목을 듣기 위해 세종국제고로 과학과 예술을 접목하고 싶은 일반고 학생이라면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로 경제 수업이 개설되어 있는 학교로 수업을 들으러 가는 공동체에 기반한 세종미래교육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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