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이자 찾아 인터넷銀 이용하는 2030세대 증가
카뱅 年최저 3.41% 금리… 새벽부터 신청 대기
일각서는 금리 인상기 청년층 부실대출 우려도

한 은행 대출창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 은행 대출창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 대전에 거주하는 청년 A(26) 씨는 최근 인터넷은행을 통한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받았다. 홀로서기를 하면서 사회에 나온 지 얼마 안 돼 2000여 만원 하는 원룸 보증금을 댈 여유 자금이 없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경우 대출 금리가 높을뿐더러 기준이 까다로운데, 인터넷은행은 무소득 청년도 대출이 가능하고 대출이자가 연 3.41% 수준으로 낮은 이점이 있었던 까닭에 비교적 긴 고민 없이 대출을 받기로 했다. 하루 신청 인원 제한이 있어 A 씨는 새벽 6시부터 어플을 켜고 대기한 끝에 대출에 성공했다.

 

올해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이어 인상되면서 낮은 대출 금리를 위해 인터넷은행을 찾는 2030세대가 늘고 있다.

계속되는 금리 인상기 속에서 대부분 변동금리로 이뤄진 전세자금 대출로 인한 청년층의 이자 부담 증가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근 카카오뱅크는 전월세보증금 대출 상품의 금리를 0.2%포인트 인하, 케이뱅크는 전세대출 금리를 0.3~0.4%포인트 낮췄다.

특히 카카오뱅크가 만 19세부터 34세 이하 청년들을 대상으로 내놓은 전월세보증금 대출 상품은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다.

무소득이거나 재직 기간이 1년 미만인 청년도 가능할뿐더러 대출 이자 최저금리가 연 3.41%에 그쳐서다.

그마저도 하루 신청 제한이 있어 이른 시간부터 접수를 위해 대기하는 청년층이 적잖은 실정.

문제는 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대부분의 전세자금 대출이 변동금리로 이뤄져 있어 청년층의 이자 부담이 커진다는 점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금융감독원로부터 제출받은 ‘전세자금대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은행권에서 전세자금대출을 빌린 20·30대 차주는 총 84만 8027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전세자금대출 차주 중 61.6%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전세자금대출을 받은 20·30대 차주는 2019년 말 52만 2036명에서 지난해 말 79만 8580명으로 증가세다.

같은 기간 대출 잔액도 54조 7381억 원→94조 1757억 원으로 72% 늘어났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기에 변동금리 등으로 인한 청년층의 부실대출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세은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청년층이 정상적인 대출 상환을 못하게 돼 부실대출이 생기면 심각한 금융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청년층은 ‘영끌’로 부동산과 주식 시장 호재를 기대했었는데, 무분별한 대출은 금융 시스템 위기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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